지난달 27일부터 28일까지 펼쳐진 정동야행 축제에서 버스킷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 2016. 6. 8
5월의 마지막 주말 밤 한국 근대문화 유산의 보고(寶庫)인 정동에서는 '봄밤에 떠나는 테마여행'이라는 주제로 '정동야행(貞洞夜行) 축제'가 개최됐다.
정동야행은 정동 일대에서 세 번째로 열린 축제로 '컬쳐 나이트(Culture Night)' 라는 별칭처럼 27일 오후 6시부터 밤 10시까지, 28일 오전 11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했다.
27일 공식 개막식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나선화 문화재청장, 최창식 구청장, 이경일 중구의회 의장등 많은 내빈들과 시민들이 참석해 북새통을 이뤘다.
이번 정동야행은 △야화(夜花, 밤에 꽃피우는 정동의 문화시설) △야로(夜路, 정동 역사를 함께 걷다) △야사(夜史, 정동역사체험) △야설(夜設, 거리에서 펼쳐지는 공연) △야경(夜景, 정동의 야간경관) △야식(夜食, 야간의 먹거리) 등 6가지 테마로 진행됐다.
이를 위해 정동 일대의 덕수궁과 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시립미술관, 배재학당역사박물관, 중명전, 정동극장, 구 러시아공사관 등 29곳의 기관들이 협업해 밤 늦게까지 개방함에 따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미국대사관저 등 3개 대사관 개방
작년 봄에 개방한 미국대사관저는 이번에도 주한영국대사관과 함께 또 다시 개방했다.
영국대사관은 신청을 받아 선정된 80명에 한해 27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동안 공개했다. 정동에 단독 건물을 갖고 있는 캐나다 대사관은 27일, 1층 정원과 로비, 지하1층 도서관을 개방하고 포토존을 운영했다.
△문화시설 입장료 할인에 고궁음악회
정동에 위치한 문화시설들은 정동야행 기간동안 입장료를 대폭 할인했다.
지난해 3월 개관한 국내 최대 피규어&장난감박물관인 '토이키노'는 입장료를 50% 할인했다. 세실극장은 소방관 이야기를 담은 넌버벌 퍼포먼스 뮤지컬 '파이어맨'의 공연 입장료를 4만원에서 1만원으로 할인했다. 야간 개방과 함께 27일 덕수궁 중화전 앞에서 '봄여름가을겨울'의 콘서트가 열렸으며, 28일에는 금난새가 지휘하는 뉴월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고궁음악회가 초여름 밤을 수놓았다.
△서양 문물 도입지 정동체험
이번 정동야행축제는 구한말 서양 신문물의 도입지였던 정동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1900년대 전후의 시대상을 재현한 '덜덜불 골목 체험'은 1901년 덕수궁에 설치된 백열전구를 밝히기 위한 발전기가 덜덜거리며 요란하게 돌아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그 시대처럼 덜덜(꼬마등)을 만들어 보고, 신문사에서 활용됐던 납활자기를 이용해 가족신문을, 덜덜불 시대의 은행이었던 전환국에서 고종의 시계를 만들어보고, 묘화양복점에서는 근대시기 복식으로 사진을 찍도록 했으며, 마당극도 펼쳐졌다.
이외에 매시간 총 15회에 걸쳐 덕수궁 돌담길에서 버스킹 공연과 함께 덕수궁 돌담길을 활보하는 덜덜불 시대 사람들을 찾아보는 퍼포먼스가 펼쳐졌다. 그리고 이화학당과 배재학당 학생이 최초로 서양식 결혼식을 정동에서 올린 것을 소재로 정동분수대 앞에서 '5월의 신부(웨딩포토존)'을 운영하기도 했다.
최창식 구청장은 개막식에서 "지난 5월과 10월에 열린 정동야행축제에는 무려 19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아왔다"며 "근대문화유산이 몰려있는 아름다운 정동에서 멋과 추억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