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서양호 구청장이 기획상황실에서 국·과장들이 배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좌), 지난 20일 조영훈 의장과 일부 의원들이 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2019. 6. 26
중구(구청장 서양호)와 중구의회(의장 조영훈)의 대립과 갈등이 증폭되면서 중구의회가 공전되고 있어 중구민 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제250회 중구의회 정례회 개회를 앞둔 지난 12일 오전 서양호 구청장이 중구청 기획상황실에서 '어느 구청장의 하소연'이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구의회 정상화를 촉구했다.
서 구청장은 "시급한 민생예산을 볼모로 구청직원 인사 등 자신들의 요구를 관철하기 위해 도를 넘어선 낡은 정치를 하고 있다"며 비판하고 "반칙과 특권에 젖은 낡은 정치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구청직원 인사개입도 모자라 직능단체 간부까지 자신이 원치 않는 사람이 임명됐다는 이유로 이와는 관계없는 구의회 사무과장의 출근을 몇 주 동안 막는 상황이 발생했고, 223억원의 추경예산 심의도 요청했지만 묵살 당했다"며 "조건없이 추경예산을 심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조영훈 의장은 이날 오후 중구의회 소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실체적 진실과 흠결을 숨기고 구정의 파트너인 구의회를 지역의 낡은 정치로 치부하고 있다"며 "본연의 의무는 다하지 않은 채 구청장은 정의롭고, 구의회는 비리의 온상처럼 여론몰이를 하고 있어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고 발끈했다.
조 의장은 "추경예산안이 늦게 제출됐고 구의회는 어떤 이유로도 민생예산을 볼모로 삼지 않았다"며 "구정운영의 잘못을 지적하고 대안을 제시하는 것은 구의원의 당연한 책무인데 구청장 길들이기나 주도권잡기로 매도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 오히려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식물의회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관련기사 3·4면
또한 지난 20일에는 서울시의회 기자실에서 '지방자치를 부정하는 어느 구청장의 횡포'라는 주제로 기자회견을 열고 문제의 시작부터 현재까지 일련의 과정을 조목조목 반박하고 "작금의 현안에 대해 구청장과 1:1토론하자"고 제안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중구시민연대(공동대표 이선호 김재동)는 지난 15일 갈등에 대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작금의 중구청과 중구의회의 대립과 갈등 등 파행사태를 보면서 중구민으로서 느끼는 좌절감과 모멸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며 "만족스러운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주민의 정당한 권리를 찾아주어야 할 두 기관의 무책임한 행태를 중구민 들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다. 이 파행을 조속히 해결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구청과 의회는 언제까지 '주민을 위해서'라는 명목으로 상호비방하면서 구민의 삶을 볼모로 잡고 있는 것은 공직자로서 책임을 방기하고 있는 것으로 중구민들이 고스란히 피해를 보고 있다"며 중구청과 중구의회의 자성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