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크리스마스트리 ‘한창’
오랜 역사 상품 기술력 ‘으뜸’
비용 부담 배송 서비스 ‘만족’
12월의 공기 속에는 마법의 기운이 깃들어 있다. 들이마시면 사랑의 구원을 얻게 되고, 내쉬는 순간 미움의 분노를 씻어내게 된다. 마천루 사이사이에서 흘러나오는 캐럴, 휘황찬란한 조명, 구세군 자선냄비의 종소리도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마법을 돕는다. 그리고 도심 곳곳에 듬직하게 자리 잡은 크리스마스트리는 세상 속으로 행복한 공기를 불어넣으며 12월의 마법을 완성한다.
남대문 대도꽃종합상가 조화(造花)점포들에서는 다양한 크리스마스트리가 구색을 맞춰 한창 위용을 과시하고 있다. 형형색색 원단과 플라스틱 종이 등 각종 재료들로 단장하고 웨이브 깃털 산호 방울 등으로 제각각 이름 붙여진 크리스마스트리들은 실제보다 더 수려한 자태를 뽐낸다.
김종철 대도꽃종합상가 조화점포운영회장은 “크리스마스트리는 11월과 12월 두 달이 성수기”라면서 “조화 특성상 계절과 시기에 맞춰 제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를테면, 설날과 추석 그리고 한식이 있는 달에는 성묘용 조화,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 그리고 빼빼로데이 시기에는 선물용 제품이 두드러진 강세를 보인다는 것. 봄에는 개나리, 여름이면 장미와 백합 그리고 가을에는 해바라기 등 계절적 요인에 맞춰서도 점포가 운영된다.
대도꽃종합상가는 196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가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꽃 전문상가다. 꽃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상품은 남대문으로 모이고, 남대문에서만 구입할 수 있었던 때가 존재했다. ‘조화’라는 분야가 생소했던 시절에도 대도꽃 ‘종합’ 상가는 선도적이었다. 김종철 회장은 “예전에는 고객이 줄서서 구입해 갈 정도였다”고 회고하며 “그때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입소문을 타고 찾아오는 고객들과 단골층이 형성돼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는 쇼핑 가능한 채널이 다양해졌고 상인들의 체감 경기도 좋지 않지만 대도꽃종합상가 조화 제품의 강점은 전통과 함께 면면이 계승되고 있다. 조화는 모든 생화(生花)의 이미테이션이 존재하는데, 그 제품을 가공한 데코레이션 조화 상품은 각 판매점포마다 차이를 보일 수 밖에 없다. 오랜 전통에서 이어진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도꽃종합상가의 조화점포들은 같은 재료를 가지고도 천차만별 다르면서 모두 빼어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 회장은 “이곳의 데코레이션 제품들은 부피감에서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예쁜 조화들이 많다”고 트렌드도 짚어줬다.
제품의 우수성과 판매자의 서비스는 필요충분조건이다. 대도꽃종합상가 조화점포에서는 고객들이 구매한 조화상품을 안전하면서도 편리하게 배송해 주고 있다. 비용 부담은 물론 조화점포들의 몫이다. 건물 외벽에 걸린 ‘크리스마스트리 및 장식품 완전도매’라는 문구가 적힌 예쁜 간판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도매 위주로 판매가 이뤄지고 있지만, 소매도 도매가격과 동일하게 판매함으로써 모든 고객이 만족할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대도꽃종합상가의 조화제품들은 가구점 교회 음식점 병원 생활용품점 등 광범위하게 납품이 이뤄지고 있다. 상가 내 43개 조화점포들은 오전 4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하지만 각각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하는 경우도 상당수 있어 시간과 공간 그리고 판매 범위와 규모에 있어서 우리나라 대표 명성을 고수하고 있다. 김 회장은 “현재 대부분 내수 위주이긴 하지만 관광객이 이곳에 들렀다가 제품을 주문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면서 “특히 관광하러 왔다가 단골이 된 일본 고객층도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조화 제품은 장식 혹은 디스플레이 측면에서 주로 이용되기 때문에 경기가 부진할 경우 매출에 큰 타격을 입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은 “경기뿐 아니라 신종플루 등으로 행사도 많이 취소돼 조화제품이 사용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없어졌다”고 안타까운 속내를 드러냈다.
대도꽃종합상가 입구에 꿋꿋하게 자리하고 있는 크리스마스트리가 희망의 공기를 온 세상에 퍼뜨려 조화가 제 빛을 발하고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크리스마스의 기적이 일어나길 상인들은 염원하고 있는 듯했다.
◇대도꽃종합상가 간판 있는 건물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