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탐방/사회복지법인 남산원 남산밴드

자선바자회서 공연 ‘인기만발’

 

◇지난 28일 남산원 강당에서 남산밴드 멤버들과 자원봉사로 밴드지도를 맡고 있는 이민재씨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음악 통해 밝고 바르게 성장 '기대'

  베이스 마이크 등 개인 악기 '절실'

 

 푸르른 남산 자락 한 모퉁이에서 희망을 한가득 머금고 피어오른 아름다운 한줄기 ‘남산밴드’ 화음의 날갯짓. 올해도 어김없이 사회복지법인 남산원에서는 지난 18일과 19일 자선바자회를 성황리에 열어 훈훈한 사랑나눔 한마당을 가꿨다.

 

 분주한 자원봉사자들의 움직임과 함께 가장 아름답게 빛났던 건 남산원생들로 구성된 음악동아리 남산밴드의 공연이었다. 남산밴드의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시간은 정지됐고 그 자리에 함께했던 모든 이는 황홀경에 도취됐다. 여흥이 채 가시진 않은 지난 28일 남산밴드 멤버들과 자원봉사로 밴드지도를 맡고 있는 이민재씨를 남산원 강당에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음악 꿈 현실 그리고 또 무엇에 관한 끝이 없을 것 같은 대화들.

 

 해맑은 모습은 하나같았고 개성은 각각 뚜렷했다. 베이스 용인호(고1)군은 리라아트고 실용음악과에 재학하고 있는 음악도다. 시종 장난기 가득하다가도 용군은 “베이스라는 악기가 리듬 악기이면서도 멜로디 악기이기도 하고 드럼과 잘 맞춰야 한다”면서 “밴드를 전체적으로 받쳐줘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베이스론(論)을 펼칠 때는 짐짓 심각했다.

 

 인호군의 쌍둥이 형제인 기타 인철(고1)군도 “밴드가 여러 사람이 모여 함께하는 것이기 때문에 인간성이 중요하다고 느낀다”고 말하고는 “내가 가진 많은 가지를 쳐내며 졸업할 때쯤 잘 이어진 동그라미가 되고 싶다”고 발랄한 어조로 진중한 내용을 들려줬다.

 

 항상 왁자지껄한 분위기에서 중심을 잡아주는 드럼 김도훈(고1)군은 “현재 메카트로닉스 전공인데 졸업 후 로봇 기술 분야에서 일하고 싶다”고 나직이 말했고, 기타 남민우(중3)군은 “특별한 고민 같은 건 없고 종이접기를 좋아하는데 공예를 전공하고 싶다”고 전했다.

 

 청중들로부터 열화와 같은 성원을 받았던 보컬 윤솔이(중3)양은 “무대 올라가는 게 무섭기도 하다”고 의외의 이야기를 한 후 이내 “초등학교 때부터 동요대회에 나갔고 자연스럽게 밴드에 들어오게 됐다”면서 싱그러운 웃음을 지어보였다.

 

 솔이양은 키보드 선진(중1)양이 들어와 더 밝아졌는데, 선양은 “독후감 대회 등에서 글짓기로 상장을 받기도 했다”면서 수줍게 자랑스러워했고, 선양의 오빠 보컬 찬영(중2)군은 “소녀시대의 제시카를 가장 좋아한다”고 소년의 순수한 마음을 내보였다.

 

 중구에 단 하나 뿐인 보육시설.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까.

 

 청중을 휘어잡는 카리스마가 돋보였던 리드보컬 김은수(고3)군은 지난 바자회 공연이 현재로서는 남산밴드 멤버로는 마지막 무대가 됐다. 매년 10월 말에서 11월 초쯤 있는 예술제 행사가 신종플루로 인해 취소된 상태로 현재는 대학진학을 위해 주력하고 있다.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김군은 “학교 친구들이 남산원 놀러오고 싶다고 할 정도로 이미지가 좋아졌지만 어려움이 있다면 아직까지 보육시설을 어렵게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남산원생들에게 동네 동생처럼 편안하게 다가오면 거리감을 덜 느끼고 좋은 관계가 형성될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복지의 날 기념 유공자 표창을 받은 이민재씨는 “반드시 도움을 줘야 한다는 강박관념보다는 자연스럽게 다가서야 하겠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우러져야 하는 것 같다”면서 “남산밴드 학생들이 음악을 통해 밝고 올바르게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산밴드 멤버들은 개인 악기가 없다. 개인적으로 쓸 수 있는 기타 베이스 마이크 등이 필요하고 컴퓨터도 필요한 실정이다. 내한공연을 하는 미스터빅과 비욘세의 콘서트에도 가고 싶어하는 꿈 많은 남산밴드. 그들의 아름다운 화음은 큰 날개가 돼 벌써 창공으로 날아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