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낙원으로 유명한 소설가 와타나베 준이치. 어느덧 70대를 훌쩍 넘긴 그가 남편이라는 존재의 모든 것을 망라해 해설한 남편학 개론 ‘남편이라는 것’이 번역 출간됐다.
결혼생활이 지속될수록 부부생활은 권태로워지고 서로 얼굴을 맞대는 시간은 짧아진다. 결혼하자마자 가정 안팎에서 방황하는 남편들. 결혼의 틀 속에서 바뀌어가는 남자들의 실태를 살펴보며 아내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남편의 사고방식을 보여준다. 결혼에 대한 남편들의 편견, 아내에게 갖는 마음, 바람기, 부모에 대한 마음 등등, 남녀의 생각 차이를 이해하기 쉽게 밝혀줌으로써 더 나은 부부관계를 고찰하기 위한 책이다. 정년 후의 부부관계와 노후는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고령화 사회가 급속히 진행되는 현대사회를 살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지, 결국 바람직한 부부상은 어떤 모습일지를 모색한다.
남자가 철저히 남자만의 시각으로 내면에 존재하는 심리적 요소와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양식을 설명하다보니 여성독자에게 다소 불편한 면이 있다. 일례로 남편들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내상에 대해 생각해보자. 모든 남자들이 결혼에 대해 꿈꾸는 이상향은 퇴근하는 자신을 아내가 웃는 얼굴로 맞이하는 장면이다.
그 미소 뒤로는 맛있는 음식이 준비돼있고 식사가 끝나면 부부만의 낭만적인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그 다음날 남편보다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하고 웃는 얼굴로 “다녀오세요”라고 말하는 아내의 모습. 남편들의 왜곡된 시각을 사랑스럽게 받아들여야 할지 한심하게 바라봐야 할지 결정하는 것은 아내의 몫이다.
이 책은 남성의 비합리적인 시선을 토로하는 자기고백서임과 동시에 아내가 그러한 남편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판단하게 하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와타나베 준이치/열음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