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국립중앙의료원 발전방안 정책토론회가 열리고 있다.
민주당은 이전반대 서명운동
원지동 부지에는 400병상 규모의 국립외상센터를 설립하고 기존의 국립중앙의료원은 인구 고령화에 대비, 노인전문종합병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해 관심을 끌고 있다.
이와 함께 토론회에서는 이전하지 말고 을지로 국립중앙의료원을 본원으로 하고 원지동은 분원으로 하는 방안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됐으며, 민주당에서는 이전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했다.
지난 15일 충무아트홀 컨벤션센터에서 나경원 국회의원과 한나라당 서울시당이 주최한 '국립중앙의료원 발전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내용들이 주류를 이뤘다.
이 토론회에는 좌용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이 '국립중앙의료원 원지동 병원 설립 운영방안 연구'라는 주제로 발제를 하고, 최경희 국회의원이 좌장을 맡았으며, 노길상 한나라당 보건복지위 수석전문위원, 이상진 보건복지부 공공의료과장, 모현희 서울시 보건정책과장, 이홍순 국립중앙의료원 부원장, 나영명 보건의료산업 노조 정책 실장등이 토론을 벌였다. 이 자리에는 조은희 서울부시장, 최창식 구청장, 소재권 이혜경 황용헌 허수덕 의원이 참석했다.
2003년 서울시는 서초구 원지동에 화장장을 설치하는 조건으로 국립의료원을 이전하기로 결정했지만, 이전 방안의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나경원 국회의원은 인사말을 통해 "국립중앙의료원은 2009년 기준으로 입원환자의 35.7%가 의료보호 환자이며, 900여명의 노숙인이 이용하는 서울 도심의 대표적 서민 병원"이라면서 "국립의료원을 이전하면 서울 시민과 중구민의 의료접근성이 현저히 떨어질 것이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또 토론회의 개최 취지에 대해 "국립의료원 이전은 중구만의 문제가 아니라 서울시 공공의료서비스 전체에 관련된 문제"라며 "정치색을 떠나 정부 기관과 국회가 시민들이 원하는 장기적이고 바른 정책 방향을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발제를 맡은 좌용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수석연구원은 "공공의료기관은 환자의 접근성을 우선 고려해야 하는데, 원지동 부지는 인근에 지하철역이나 버스정류장이 없어 대중이 이용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고, "또 현재 매입한 부지로는 500병실 정도만 가능하고, 계획했던 1천병상은 사실상 어렵고, 경부고속도로와 청계산 사이에 위치해 차량소음이 심해 진료환경이 열악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좌 연구원은 원지동 부지에는 400병상 규모의 국립외상센터를 설립하고 기존의 국립중앙의료원은 인구 고령화에 대비, 노인전문종합병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에 이상진 보건복지부 과장은 "향후 정책에 이번 토론회의 내용이 잘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어떤 방향이든지 국립중앙의료원이 공공의료에서 맡고 있는 중추 역할과 기능을 반드시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모현희 서울시 보건정책과장도 "보건복지부의 정책 방향을 많이 수용할 생각"이라며 "복지부, 서울시,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등 4단체가 협의체를 본격적으로 가동하면 조속히 해결책이 찾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홍순 국립중앙의료원 부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은 현재 국가의 투자 부족으로 장비와 기술이 낙후돼 그에 따른 공공의료기관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나영명 보건의료산업노조 정책실장은 "이미 서울 중심부의 중추병원들은 외곽으로 다 분배됐고 지금 남아있는 병원은 국립의료원과 백병원뿐"이라며 "국립중앙의료원이 이전할 경우 의료의 사각 지대에 놓이게 될 서민과 저소득층에 대해 충분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며, 이전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좌장을 맡은 최경희 국회의원(보건복지위원회, 한나라당)은 "작년에 이전을 백지화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었는데 금년에 예산 문제로 다시 이전이 논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민주당 중구지역위원회에서는 정호준 위원장, 김수안 의장, 최강선 김연선 시의원, 박기재 김영선 의원 등과 핵심당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충무아트홀 앞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이전반대 결의대회를 가진 뒤 서명운동에 들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