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기고 / 양찬현 중구의회 의원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 2017. 3. 8

 

3·1절 98주년을 맞아 서울광장 앞 서울도서관 외벽에 평화의 소녀상 사진과 함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문구의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이 겪었던 역사를 기억하고, 명예와 인권 회복이 실현되기를 소망하는 마음을 담아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일본의 진정한 사과와 배상이 이루어지길 바라는 시민의 염원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숱한 역사의 굴곡과 고비를 넘기며 백년이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이웃나라 일본은 여전히 변한 것이 없다. 진정한 반성은 없고 과거사 왜곡과 억지만이 난무하다.

 

평화의 소녀상 문제는 그 어느 때보다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낳고 있다. 한일 위안부 합의는 위안부 할머니들과 대다수 국민들의 외면으로 이행이 지지부진 한데다가 이어 독도 영유권 문제로까지 번져 한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한일위안부 협상의 반발로 국내에 소녀상 건립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자 일본 정부는 이를 한·일간의 외교문제로 비화하기 시작했다. 우리 근·현대사의 가장 아픈 상처인 위안부 문제를 사죄하기는커녕 오히려 평화의 소녀상 철거와 이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그리고 일본정부는 지난 2월 14일자로 법적 구속력을 갖는 초·중등학교 학습지도요령에 '독도는 일본의 고유영토'라는 내용을 다룰 것을 의무화했다. 일본의 역사왜곡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어져왔지만 이러한 행태는 일본의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게까지 잘못된 역사의식과 영토 관념을 갖게 하는 것이므로 이를 결코 쉬이 넘겨서는 안 된다.

 

일본의 이러한 지속적인 독도 도발과 역사왜곡이라는 만행의 저변에는 일본이 한일관계에서 우위에 있다는 판단이 깔려있다고 본다. 그러나 우리의 뼈아픈 역사이자 우리 민족의 한과 아픔이 서린 소중한 상징물인 소녀상 설치와 우리 고유 영토에 대한 영유권을 주장하면서 우리가 보이는 소극적인 태도 또한 일본이 시비를 걸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요인이 아닐 수 없다.

 

역사문제는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와는 다른 별개의 문제이다. 그런데 풀리지 않는 과거사를 놓고 양국의 관계 전반을 얼어붙게 하는 일본의 무례한 외교적 조치를 보고도 우리는 일본의 눈치만 살피고 있으니 이보다 더 답답한 일이 또 있겠는가.

 

심지어 지금까지 국내·외 50여 곳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되고 있지만, 아직도 몇몇 장소에서는 소녀상 설치 여부를 두고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장소에 소녀상이 세워지면 일본 관광객의 방문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에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의 주인과 그 후손들이 바로서야 비로소 나라가 바로 서는 것이다. 이러한 역사 바로 세우기의 한 일환으로 우리 중구부터라도 많은 사람들이 왕래하는 곳에 평화의 소녀상을 세워 그들이 가까이서 만나고 자주 볼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앞에 설치되어 있는 소녀상을 비롯해, 중구의 주요 명소에 평화의 소녀상을 추가로 설치해 우리 구를 찾는 많은 이들이 올바른 역사를 배우고 참된 평화가 실현되는 역사의 산 교육장 역할을 해 주기를 희망한다.

 

독도문제에 있어서도 정부는 물론, 지자체에서도 일본의 독도 왜곡에 대응하는 지역사회에서의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독도가 한국 영토라는 사실을 입증할 수 있도록 실생활에서 자주 접하며 독도를 인지하고 기억하게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한 방법일 것이다.

 

우리 중구는 지난 2010년 3월 장충체육관 앞 사거리에 독도 홍보판을 설치한 바 있다. 독도사진을 넣고 LED 점등이 가능하게 한 이 홍보판은 '여기서부터 독도까지 431Km'라는 문구를 한글과 영문으로 표기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런데 2014년 4월 갑작스럽게 홍보판이 이유도 없이 철거돼 버려서 실망과 유감을 금할 수 없다. 전시성에 그치는 행사나 축제에만 열을 올리기 보다는 역사적 상징성이 있는 홍보물 등을 설치하고 알리는 것이 미래 중구발전의 잠재력을 키우는데 더 큰 보탬이 될 것이다.

 

일본의 독도영유권 침탈과 평화의 소녀상 설치부정 등 과거사 왜곡이 만행수준에 있는 지금이야말로 독도분쟁을 잠재우고 우리 역사의 아픈 상처와 주권회복을 위해서 우리 모두의 지속적 관심과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한 상황이다.

 

필자는 민족의식을 고취시키고 올바른 역사관 정립에 앞장 서는 지역사회 구현을 위해서 중구의 주요 거점장소에 독도 홍보판 재 설치와 독도 홍보 방안 마련에 우리 모두가 적극 나서주기를 바란다.

 

이것이 바로 현재의 대한민국이 있기까지 나라를 위해 애썼던 분들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방법이며,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근본이 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