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학축구회 2010 시무식.
선·후배간의 유대관계 돈독
신입회원 자격 인간성이 중요
1979년도에 설립돼 30여 년을 버틴 굳센 축구 동호회가 있다. 바로 매일아침 성동기계공고 운동장에서 연습경기를 펼치는 황학축구회(회장 정민권).
황학동 시장 주민을 대상으로 모인 황학축구회는 현재 64명의 회원과 함께 중구를 대표하는 축구동호회로서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순수아마추어로 구성된 회원들은 연습을 하면서 서로 격려하고 위로해주며 친목을 다져나간다. 비록 실전에서는 경기 결과가 중하위권에 머물지만 회원들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우승을 하기 위해 축구를 하는 게 아니라, 친한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고 중요한 일 있으면 도와주고 하기 위한 친목단체니까요. 굳이 선수출신을 영입해서까지 우승을 차지하고 싶은 생각은 없습니다."
3년간 부회장을 맡고 있다는 박상윤씨는 담담한 목소리로 황학축구회가 버틸 수 있었던 그간의 노하우를 풀어놓는다.
"조광훈 감독과 양승호·김경현 회원 등이 앞장서서 신나게 축구를 하고 있어요. 덕분에 다른 회원들도 매일 아침 즐겁고 재밌게 몸을 풀면서 남은 하루를 보람차게 보낼 수 있죠."
날씨는 점점 더워지고 회원들의 열기도 뜨거워진다. 때문에 서늘한 아침에 공을 치더라도 연습을 시작하면 금세 땀 범벅이다.
회원들이 말하는 황학축구회의 장점은 무엇보다 '화합'과 '단결'이다. 이와 함께 조광훈 감독은 황학축구회를 '역사가 살아있는 축구회'로 표현한다.
"30여 년 간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최상의 조건을 만들어갔습니다. 특히 우리 축구회는 선후배의 우정이 돈독하기로 유명합니다. 선배는 후배를 잘 이끌어주고, 후배는 선배를 존경하는 마음이 한결같이 유지돼왔기 때문에 30년이라는 긴 세월을 이렇게 함께 걸어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각종 자격증 시험이 성동기계공고에서 치러지거나 각종 장비들을 보관할 창고가 없는 등 불편한 점도 만만치 않다. 하지만 그간의 노하우를 잘 살려 불평하지 않고 대안을 찾아 행동하는 노련함을 보이기도 한다.
"회원 수는 60명이지만 정작 매일 아침 얼굴을 보이는 회원은 30~40명이기 때문에 회원을 확충할 필요가 있습니다."
회원 수를 늘리는 것이 필요하지만, 여기서 황학축구회의 강점이 드러난다. 황학축구회에 입회하기 위해서는 축구 실력도, 경력도 아닌 '인간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어떠한 공격에도 흔들리거나 굴복하지 않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끈끈한 우정이 회원 한 명 한 명의 서로 손을 잡고서 놓지 않기 때문이다. 마치 그물처럼 단단하게 엮인 황학축구회 회원들의 선·후배 사랑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민권 회장을 필두로 이대웅 상임고문님, 임공원 고문님, 최해규 고문님, 김용철 전 연합회장님 겸 황학명예회장님께서 물심양면 도와주시고 있고, 특히 해마다 전임회장님의 타이틀을 걸고 자체경기를 펼치고 있기 때문에 쉴 틈이 없습니다."
새로운 민선5기의 중구가 시작되고 있는 요즘, 황학축구회의 거침없는 자신감과 끊임없는 우정과 사랑, 화합과 단합을 기반으로 한 활기차고 신나는 아침 연습은 계속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