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국립의료원 이전 안된다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국립의료원 이전을 우리는 절대 반대한다.

 

중구민들에게 적잖게 의료혜택을 제공해 왔던 국립의료원은 도시 서민층이 많이 살고 있는 중구입장에서는 반드시 필요한 시설로 이전해서는 안된다.

 

 도심에 있던 쓸만한 각종 시설이 외곽으로 이전하면서 도심은 갈수록 황폐해 가고 있는 반면 강남이나 도시외곽은 날로 번창하고 있다.

 

 중구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장례식장을 얻을 수 없어 불편함이 가중되자 작년 국립의료원에 장례식장을 개관해 주민들이 그나마 많이 활용하고 있다.

 

 지역 주민들의 활용도가 높은 이 병원을 원지동 주민들의 추모공원 설치반대에 부딪치자 아이디어를 짜 낸 것이 겨우 국립의료원 이전이라니 우리로서는 수긍하기 어렵다.

 

 오히려 의료시설의 강남 편중현상을 심화시키고 도심에 있는 중구는 갈수록 사람이 살기 힘든 도시로 변질시키는 문제점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이전을 해야 한다면 중구민들이 불편없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해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이제 우리 중구민들이 나서야 한다.

 

 현재 중구에는 백병원 삼성제일병원 중앙대병원등이 있지만 백병원과 중앙대병원은 언제 이전할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본다면 국립의료원만이라도 있어야 주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국립의료원은 1958년 한국 동란으로 인한 전상병과 민간 환자의 치료, 의사와 의료 요원의 훈련 양성을 위해 당시 의료 지원을 수행하던 스칸디나비아등 3개국과 UNKRA(유엔한국재건단) 및 정부의 협조로 설립돼 10년간 공동 운영되었던 뜻깊은 병원이다.

 

그 후 정부가 운영권을 인수하여 발전을 거듭하면서 국민 의료 수준 향상과 의료요원 훈련을 위한 교육 병원으로서의 역할 다하면서 전문의와 간호사등 2천800여명과 2천200여명의 의료 기술자 등을 배출하는등 우리나라 의료계의 현대화 발전에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해 온 병원이다.

 

 이 같은 역사적 배경이 서려있는 국립의료원을 이전한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외국에서 유서깊은 병원은 관광코스로 개발해 관광객 유치에 한몫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관광코스 개발은 생각지도 않은 채 추모공원 반대를 잠재우기 위해 국립의료원을 이전한다는 발상에 우리는 찬성할 수 없다. 일부 시민단체들도 원지동에 국가중앙의료원이 건립되는 것에 대해 추모공원의 당초 건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고 한다.

 

 서울환경연합등은 추모공원을 사실상 백지화하고 그 곳에 국가중앙의료원을 건립하는 것은 원래 의도에서 심각하게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