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과 함께 서울의 최대 자연유산으로 꼽히는 남산.
그 남산의 생태환경과 전통 문화유산을 복원하고 접근성을 개선해 서울의 허파역할을 하겠다는 남산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이 생활체육인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시는 총 사업비 2천325억원을 투입해 금년부터 타당성 조사에 착수해 2010년까지 1단계 공사를 마무리 하고 예장자락은 2011년 이후 중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을 발표했다.
특히 5개 전략인 접근성, 생태 및 산자락복원, 역사복원, 경관개선, 운영프로그램 등을 통해 남ㆍ북 녹지축과 한강을 연결하고, 새로운 ‘남산자락 문화’를 창조해 서울 랜드마크로서의 상징성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와함께 장충ㆍ예장ㆍ회현ㆍ한남자락과 N서울타워 주변의 5대지구로 나누어 재정비하고 주변 환경과 연계시켜 다양한 문화를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그리고 N서울타워 주변은 서울을 전망하는 남산의 상징공간으로 조성해 1년 365일 문화가 살아 숨 쉬는 남산의 모습을 갖춘다는 것이 시의 방침이다.
시의 방침대로만 추진된다면 세계적인 명산이 될 것이라는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간과한 것이 있다면 바로 생활체육시설에 대한 방침이다.
남산을 둘러싸고 주변에는 배드민턴장, 인라인스케이트장, 축구장, 야구장, 게이트볼장 등이 들어서 있어서 주민들은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그 시설을 이용하고 있으면서 풍광 좋고 공기 좋은 남산을 이용해 왔다.
하지만 남산르네상스라는 이름으로 발표된 프로젝트에는 체육시설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어서 이대로 추진된다면 남산에서 쫓겨날 처지가 됐다.
이에 따라 중구에서는 생활체육인들이 똘똘 뭉쳐서 서명운동에 들어갔다. 지난 7일 현재까지 7천여명이 넘어섰고 앞으로 1만명 이상 받겠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남산에 생활체육시설을 그대로 둘 수 없다면 대안을 마련해 달라는 요구도 하고 있다.
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이 을지로6가에 있는 훈련원 공원이다. 이 공원에 인라인스케이트장과 함께 다목적 체육공간을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훈련공원에는 나름대로의 체육시설을 건립해 활용하고 남산일대에도 돔식의 인라인스케이트장이나 생활체육시설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장충단 언저리에 장충체육관 보다 작고 아담한 돔식 생활체육시설을 건립해서 주민들이 이할 수 있다면 찾아오는 관광객은 물론 중구민들에게도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다. 무조건 철거만 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세계적인 명산도 좋지만 주민들이 활용할 수 있고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될 때 비로소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닐까.
주민들의 친숙한 여가공간으로, 서울의 대표적 관광 상품으로 재창조될 수 있다면 센트럴 파크가 뉴욕의 자부심이 듯 남산이 서울과 중구의 자부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