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인라인스케이트장 존속해야

장충단 공원내에 있는 인라인 스케이트장 철거문제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난 5일 서울시가 도시와 하나 된 남산, 시민생활 속의 남산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2천32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타당성 조사를 시작으로 2010년에 1단계 마무리 되며, 신청사 건립과 연계 추진이 필요한 예장자락, 장충자락 등 시일이 소요되는 일부 사업은 2011년 이후 중ㆍ장기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는 것이다.

 

 서울의 최대 자연유산이며, 서울의 허파인 남산을 시민들의 일상 속 공간으로 돌려주기 위한 ‘남산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은 남산의 역사를 복원하는 일과 함께 서울의 명산으로 다시 태어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생활체육의 일환으로 활용하고 있는 장충단공원 내에 있는 인라인스케이트장을 철거하겠다는 계획은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남산내에 있는 관공서 건물은 철거한다는 방침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만 현재 상존하고 있는 체육시설을 아무런 대안 없이 무조건 철거만 한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고 체육인은 물론 중구민들을 무시하는 처사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장충단의 인라인 스케이트장은 동국대 입구 전철역이 근접해 있고, 버스노선도 좋아 최고의 문화 체육 공간으로 자리잡으면서 대한민국 체육연맹 소속 인라인 피겨스케이트 선수들의 공식 훈련장으로 활용하고 있기도 한 유서깊은 공간이다.

 

 현재 인라인스케이트장은 운영자와 계약기간이 2월9일까지로 연장계약을 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예장자락과 함께 장충자락도 중요한 마스터플랜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계약을 연장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하다.

 

 현재 이곳은 남산자락과 장충단공원의 나무들과 잘 어우러져 공기도 쾌적할 뿐 만 아니라, 거리의 접근성도 뛰어나 그야 말로 도심 속의 명물인 생활체육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다.

 

 세부적인 마스터 플랜을 세우면서 도저히 인라인스케이트장을 만들 공간이 없다면 훈련원공원으로 이전해 현대식 인라인 스케이트장을 만드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인라인 관계자들도 접근성이 좋은 장충단에 존속하는 것이 바람직 하지만 사정이 허락하지 않을 경우 훈련원 공원도 무난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남산공원내에 인라인스케이트장을 아름답게 단장시켜 특화하는 것도 장기적인 안목에서 보면 상당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유소년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숲속에서 운동을 할 수만 있다면 이 보다 더 좋은 공간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디자인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는 구체적인 계획이 없고 다만 관공서를 우선 철거하고 나머지는 단계적인 계획에 따라 추진된다고 밝힌 것처럼 세부적인 계획을 세울 때는 반드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현명한 대책이 마련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