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洞 주민센터 통ㆍ폐합 문제 있다

동(洞)주민센터 통ㆍ폐합문제를 놓고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이는 동의 기능적인 문제를 떠나 지역정서와도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중구는 서울특별시의 중심구이면서도 정부의 획일적인 동 통ㆍ폐합방안에 따라 한때 유명했던 동명이 사라지는 아픔을 경험했다. 1998년 9월14일 정부조직개편에 따라 광희동이 충무로4ㆍ5가동과 통ㆍ폐합되면서 한국 영화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충무로’라는 이름이 행정동 명에서 없어졌다. 당시에도 논란이 없지 않았지만 지금 생각해도 이해 할 수 없는 대목이다.

 

정책에 따라 인구를 기준으로 동을 통폐합 할 수밖에 없다 할지라도 예외는 인정해야 한다. 행정수요가 거의 없고 예산낭비 요인이 있기 때문에 동을 통ㆍ폐합하는 것이라면 단순히 상주인구만을 가지고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중구 소공동은 현재 인구는 1천여명에 불과하지만 행정수요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것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리고 명동과 통합할 경우 중구전체 면적대비 20%나 차지하는 슈퍼동이 된다. 이는 대도시 중심구, 특히 중구의 경우는 다른 도시와 똑같은 잣대를 적용해서는 안된다 것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의 수도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는 곳이 중구요, 명동과 남대문 동대문등 대표상권이 소재하고 있는 곳이 바로 중구다.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중구에는 각종 문화재가 산재해 있을 뿐만 아니라 일일 유동인구가 350만을 넘나들고 있는 지역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중구를 상주인구가 작다는 이유로 행정기구 축소는 물론 이제 동까지 통합한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 말고는 달리 표현할 길이 없어 보인다.

 

명동이나 동대문, 남대문을 가보면 외국인들로 넘쳐난다. 남산도 마찬가지다. 서울을 찾은 외국인등 관광객들은 남산을 비롯해 중구의 명동, 남대문, 동대문을 찾는 것은 필수코스가 되고 있다. 지난 10일 중구구민회관 1층 소강당에서 개최된 행정동 통폐합 및 기능개편 주민설명회에서 참석자 대부분이 거부의사를 밝혔고, 설문조사에서도 62.5%로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ㆍ폐합이 논의되고 있는 소공동과 명동의 자치위원장들과 관계자들은 지역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며 주민의사와도 반하는 일이라고 반대하고 있다고 한다.

 

 중구가 구상하고 있는 통ㆍ폐합 방안으로 인구규모 행정수요 면적을 기준으로 소공동과 명동 △필동과 장충동 △광희동과 을지로동 △광희동과 신당1동 △신당1동과 신당2동 △신당3동과 신당4동 △신당5동과 신당6동 △명동과 중림동등 전체적으로 동을 축소하는 8가지의 소규모 통ㆍ폐합안과 행정동 명칭(중부ㆍ동부ㆍ서부ㆍ남부ㆍ북부)을 사용해 행정센터를 신설한다는 대동제 개편안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이다.

 

 행정동을 통ㆍ폐합하더라도 관련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의견을 수렴할 필요가 있기도 하지만 중구 전체를 놓고 올바른 구도를 잡아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