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기행 / 장충초교 앞 ‘원조자장떡볶이’

자장소스 어우러져 매콤달콤

가격 저렴ㆍ인심 푸짐

  어린시절 추억 떠올라

 

 아이들이 언제나 분주하게 오가는 장충초등학교.

 학교 앞은 언제나 교문을 드나드는 학생들의 발길로 분주하다. 학교 주변은 부모님이 주신 용돈을 고이 손에 쥐고 방과 후면 군것질 거리를 찾아 돌아다니는 즐거움이 있는 곳이다.

 

 뜨거운 떡볶이와 순대를 호호 입으로 불며 맛있게 먹었던 추억은 아이나 학부모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아련한 추억이 아닐까.

 

 정오 무렵 찾은 초등학교 앞 원조자장떡볶이집. 아담한 가게 안에 많은 손님들이 앉아 음식을 먹고 있다. 신기하게도 대부분의 손님들은 아이들이 아닌 직장인이나 여성들이 여럿 모여앉아 대화를 나누며 떡볶이를 먹고 있다.

 

 떡볶이 한 그릇에 1천원. 2인분 세트메뉴에 야끼만두 2개, 계란 2개, 떡볶이 2인분에 5천원이다. 저렴한 가격에 든든한 한 끼 식사로 손색이 없는 자장 떡볶이의 자장 소스가 입 속에서 어우러져 매콤달콤한 맛을 낸다. 색다른 자장 떡볶이 한 가지 메뉴로 인기를 모은 지 10년이 훌쩍 넘었지만 음식 맛을 내는 비결은 주인아주머니만의 비밀이다.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쳐 만든 결실이니 여러 방송국에서 찾아오는 취재기자들에게도 그 비법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본래 약수역 2번출구 근처 GS 칼텍스 주유소 골목 안에서 영업을 하다 장충초등학교 앞 윤미희 헤어클럽 건너편으로 옮겨갔다. 수많은 손님을 만나온 주인 박춘길(55) 씨에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손님은 없냐는 질문에 가게가 자리를 옮긴지 얼마 안됐을 때 찾아온 꼬마 손님에 대한 일화를 들려준다.

 

 예전 가게에서 장사할 때 엄마와 함께 종종 찾아오던 아이가 있었는데, 이전한 가게로 데리고 오자 예전에 가던 가게로 가자며 보채더란다. 가게가 이사했다고 아무리 설명해도 이해하지 못하는데 떡볶이를 한번 먹어보고 나서야 "여기가 그 집이네"라며 마음을 놓았다고. 아이들의 입맛이 어른들보다 더 정확한 것 같다며 박씨는 유쾌하게 웃었다.

 

 "시골서도 이곳이 맛있다며 찾아오는 손님이 있다. 멀리서 오는 손님들 생각에 가격을 올리지도 못한다"며 손님을 생각하는 푸근한 마음 씀씀이를 지닌 박춘길 씨.

 

 떡볶이 집을 운영해 가장 노릇을 하면서 자식들의 대학까지 뒷바라지한 그녀의 성실한 마음 씀씀이는 손님을 배려하는 행동에도 그대로 녹아있다. 음식 맛을 위해 연구를 거듭해온 성실함과 먼 곳에서 찾아오는 손님들을 위하는 푸근한 인심이 어우러져 이 떡볶이 집은 장충초등학교 앞에 없어서는 안 될 명물이 됐다.

 

 어른이 되면 어린시절과 달리 비싸고 호화로운 음식으로 배를 채우지만 가끔은 어린시절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부담되지 않은 가격에 주인아주머니의 정성이 들어간 음식이 그리워진다. 그럴 때는 이 떡볶이 집을 한번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영업시간은 오전 10부터 오후 10시까지다.

(문의 ☎ 02)2231-0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