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한복판 국보 1호라는 위용으로 서있던 숭례문(남대문)이 불탔다.
조선시대인 1398년에 창건, 서울에 현존하는 목조 건축물 중 가장 오래 돼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숭례문이 설 연휴 마지막날인 10일 저녁 8시 48분경 방화로 인한 화재로 누각이 전소된지 오늘로 16일이 됐다.
숭례문 현판좌측 부분에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으면서 시작됐고 소방당국의 펌프차와 고가 사다리차 등 소방차 32대와 소방관 128명이 현장에 출동하는 등 대규모의 인력이 투입됐지만 결국 진화하는데 실패해 전소되는 아픔을 겪으면서, 문화재청, 소방방재청, 서울시, 중구청등이 들썩이고 책임공방이 오가고 있다. 네티즌들은 네티즌들 대로 온갖 루머가 난무하고 있는등 전국민의 관심사로 등장했다.
숭례문 앞에는 수많은 인파들이 몰려 화재현장을 지켜보고 있으며, 각종 단체등에서 싯김굿등을 하느라 매일 북새통이다.
이렇듯 온 국민의 관심의 대상이고 대한민국 서울의 상징인 숭례문이 왜 전소됐을까?
이는 다름 아닌 시스템의 문제라는 생각이다.
목조 가옥은 화재가 발생하면 3분 이내에 진화해야 피해를 줄일 수 있고, 7분 이내에 불길을 잡지 못하면 소실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소방관들은 국보 1호라는 문화재 특성상 훼손을 우려한 나머지 적극적인 진화 작업을 펼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지침에 문화재청과 협의 하에 진화작업을 하도록 돼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006년 문화재청에서 재난 예방과 위기관리 실무 매뉴얼을 마련했지만 문화재나 목조가옥에 대한 세부적인 관리 지침이 부족했으며, 일선 소방서에도 목조 문화재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여론의 지탄을 면치 못했다.
또 2005년 5월 이전까지는 24시간 숙직근무를 했지만 숭례문 보수공사 이후 시민들에게 개방하는 범위에 대해 문화재청에서 개방시간에 경비실을 운영하되, 야간에는 정문을 폐쇄하고 CCTV를 설치 운영토록 해 당해 6월부터는 야간에 무인경비시스템으로 변경됐다고 한다. 특히 국가 지정문화재의 경우 위기관리 연계망을 중앙 재난안전 대책본부와 유기적으로 연계해 통합 관리하거나 문화재청에서 일괄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숭례문 화재를 계기로 문화재청은 각종 재난에 대비해 문화재 특성에 맞는 방재시설과 기자재를 갖추고, 이를 과학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교육과 전문 인력 배치, 예산 지원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21세기 문화의 시대를 맞아 대한민국이 문화강국이 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문화재 보호와 활용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따라서 문화재를 보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문화재를 지키고 가꾸고자 하는 국민의 공감대 형성과 함께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춰 위기를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