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복구 아름다운 동참

장마와 태풍 에위니아가 휩쓸고간 지역은 그야말로 쑥대밭이 됐다고 한다.

 

 집중호우에 따른 수해와 산사태등으로 가족과 가옥을 잃고 삶의 터전까지 송두리째 날려 버리고 망연자실한 모습이 신문 방송을 통해 연일 보도됐다.

 

 가옥은 산사태로 통째로 사라지고 부모가 떠내려갔지만 시신도 찾지 못해 유가족을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제 흔적이라도 찾아서 장례를 치르고 싶다는 그들은 눈물조차 말라버린 모습이었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임시거처로 콘테이너 박스가 제공됐지만 34도가 넘나드는 뜨거운 날씨에는 찜통이나 다름없어 보였다. 이렇듯 이들에게 또 다른 시련을 안겨주고 있다는 보도는 우리를 안타깝게 하기에 충분했다.

 

 이 같은 수재민들의 애환이 보도되자 중구민들이 수재민 돕기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평생을 살아온 삶의 터전을 잃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려던 수재민들의 안타까운 소식은 우리 중구민들의 심금을 울린 것이다.

 

 민과 관으로 구성된 중구 자원봉사단은 충북 진천과 강원도 평창에서 수해복구 자원봉사 활동 펼쳤으며 자연보호 을지로동협의회는 자매결연을 맺은 강원도 인제군 남면 소치리 마을 복구에 발 벗고 나섰다. 이들은 폭염에도 불구하고 진천군 주민들과 함께 무너진 비닐하우스와 허물어진 축사는 물론 창고등을 보수했으며, 방역활동도 전개했다.

 

 얼마나 다급했으면 방역팀을 다른 마을 주민들이 서로 모셔 가려고 경쟁까지 벌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밖에도 중림동 할머니 경로당에서는 새우젓을 팔아 많지 않은 돈이지만 수재민들을 돕는데 사용해 달라고 기탁했으며 신당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회원들도 100만원이라는 거금을 마련해 동참했다.

 

 중구 공무원과 새마을협의회 자연보호협의회등의 단체들도 방역기와 복구장비를 들고 현장을 찾아 비지땀을 흘리고 돌아왔다.

 

 중구에 있는 기업체와 직능 자생단체들인 (주)신세계, 롯데쇼핑(주), 장충동자전거연합회, 신당3동 소나무산악회 등에서 후원 받은 물품을 평창군 진부면과 충북 진천등에 기탁하기도 했다. 이렇듯 민과 관이 함께 어우러져 어려움을 나누려는 중구민들의 진솔한 마음은 수재민들의 마음을 위로하는데 한몫을 하고 있다.

 

 중구는 다행히 이번 호우에도 거의 피해가 없었다고 한다. 조금만 비가 많이 와도 침수됐던 명보극장앞과 을지로 6가, 장충동등을 사전에 대비했기 때문이다.

 

 매년 되풀이되는 풍수해, 이제는 범정부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재난방재시스템을 재점검해야 한다. 일본은 국가재난관련예산의 60%를 예방에 사용하고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는 재난관련예산의 80%를 재해복구에 쓴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