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 광통교 다리밟기 재현

청계천 광통교 다리밟기 행사가 81년만에 다시 열릴 예정이라고 한다.

 

 작년 10월 역사적인 청계천 복원을 1주일 앞둔 9월24일 광통교 복원제를 열었던 중구와 무교다동상가번영회는 우리 고유의 명절인 정월대보름을 맞아 광통교 다리밟기를 재현키로 했기 때문이다.

 

 광통교는 청계천에 있는 다리중 가장 큰 다리로 조선시대 사람들이 가장 많이 붐비던 번화가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더 큰 의미가 있다. 광통교는 땅에 묻힌지 95년, 청계천 복개공사 이후 47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곳에서 다리밟기 행사를 재현한다는 것은 국내외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해 보인다. 원래 흙으로 만들어진 토교였으나 1410년 큰비로 유실된 뒤 태조 이성계의 계비 신덕왕후 강씨의 능인 정릉터의 돌을 사용해 석교로 재축조했다는 기록이 있다.

 

 19세기 말부터 훼손되기 시작한 광통교는 1910년 종로∼남대문 전차선로 복선화 공사로 도로 밑에 묻혔다가 1958년 청계천 복개 공사가 시작되면서 광통교 난간은 창경궁으로 옮겨졌으나 다리 본체는 그대로 도로 밑에 묻힌 채 방치돼 왔다고 한다. 이 같은 우리의 역사의 숨결이 느껴지는 광통교에서 다리밟기 재현은 1925년 중단된 이후 무려 81년만에 열리는 것으로, 전통을 복원한다는 측면에서도 각별한 의미가 있다.

 

 청계천 복원과 함께 광통교도 새로운 모습을 갖춤에 따라 청계천에서 단절된 다리밟기 전통을 복원하기 위해 전문가의 역사적 고증을 받아 선조들의 다리밟기 행사를 재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으로 광통교다리밟기를 무형문화재로 지정받아 매년 정월 대보름때 마다 시민들의 참여속에 다리밟기 행사를 지속적으로 개최할 계획이어서 우리의 전통축제가 다시 빛을 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여 더욱 주목되는 대목이다. 청계천을 찾은 주민들이 우리 민속놀이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제기차기ㆍ널뛰기ㆍ떡메치기ㆍ소망고치기ㆍ팽이치기ㆍ투호놀이는 물론 정월 대보름 민속놀이의 하나인 윷놀이와 허리춤당기기가 펼쳐져 한옥마을등에서 형식적으로 펼쳐진 행사와는 또다른 의미가 있다.

 

 청계천을 찾은 주민들과 시민들이 광통교→광교→광통교→모전교→광통교 코스의 약 1km 구간에서 다 함께 다리밟기를 진행하고, 코스 곳곳에서 쥐불놀이, 강강술래와 함께 화려한 불꽃놀이도 펼쳐져 조선시대 답교놀이 때마다 장관을 이루었던 그 풍경을 다시금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육백년사는 일정한 격식을 갖춘 다리밟기 놀이가 1925년을 마지막으로 중단됐고, 그 후 간헐적으로 이뤄지다가 1950년대부터는 완전히 사라졌다고 기록하고 있다.

 

 해마다 정월 대보름을 전후해 3일간 밤에 펼쳐진 광통교 다리밟기 놀이는 사대문을 닫지 않았을 정도로 소중히 여겼던 행사를 이번 중구에서 재현해 영원한 중구의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후손들에게 올바로 전수된다는 측면에서 매우 뜻깊고 의미있는 일로 받아들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