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고가차도 재설치 안된다

 오는 7월 청계천 복원이 시작되면 삼일고가 차도는 철거된다.

 자연생태계를 조성,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도심을 만들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구상이다.

 

 교통대란을 염려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심의 교통량을 억제하는 교통정책을 추진하면 문제될 것이 없다면서 복원의 타당성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남산1호터널에서 영락교회까지 230m는 교통체증이 우려된다며 재설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은 어딘가 앞뒤가 맞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청계천 복원의 당위성과도 배치될 뿐만 아니라 지역상인과 상권을 무시하는 발상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렇게 복잡 다난한 청계천 일대는 철거하고 도심 차량진입을 줄이겠다면서 어떻게 퇴계로2가쪽은 재설치를 하겠다는 것인지 상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따라서 퇴계로2가 고가차도를 재설치 해서는 안된다.

 

 1976년 삼일고가차도가 설치된 이후 2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명동과 충무로, 명동과 필동이 단절돼 최고의 상권을 구가하던 이 일대가 지금은 사람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극심한 침체의 늪에 빠져있다.

 

 주변 상인들은 상권을 복원해야 한다며 서울시와 정부에 육교를 철거하고 횡단보도를 설치해 달라고 수차례 요청했지만 겨우 설치한 것은 남대문세무서 앞 하나 뿐이다.

 

 세종호텔앞은 2년전에 한다는 약속은 아직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또 다시 고가차도를 설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주변 상인들도 이 같은 정책에 반발하면서 지난달 28일 이 일대에 고가차도 재설치 절대 안된다며 반대 시위를 벌이면서 그 동안 억눌렸던 불만을 표출했다.

 

 이들은 고가차도를 철거한 뒤 신호체계를 바꾸어 평면 교차로로 만들면 주변 환경도 좋아지고 교통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또 고가차도를 설치한다 해도 을지로에서 막히기 때문에 서울시 주장과는 거리가 멀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와함께 명동성당과 영락교회를 연결하는 인공터널을 만들어 단절된 동ㆍ서 지역을 연결하고 보행환경을 개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들의 요구대로 삼일고가차도가 철거되면 상권회복과 보행환경을 위해서도 재설치를 해서는 절대 안된다.

 

 명동지역은 대한민국의 중심이고 서울의 중심이면서도 삼일고가로 상권이 단절돼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있었고 시민들에게 불편을 가중시켰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떤 결정을 하든 그것은 서울시의 몫이지만 우리는 올바른 결정이 되기를 기대하면서 관심있게 눈을 크게 뜨고 지켜봐야 한다.

 

(제38호 2면 2003년 4월 14일 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