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칼럼 / 더위를 이기는 지혜

임 관 일 한의학박사ㆍ경희대한의과대학 외래교수

올해는 10년만의 심한 더위가 올 것이라는 기상청의 장기예보 그대로 장마 끝에 폭염(暴炎)이 기승을 부려, 한낮의 더위와 계속되는 열대야(熱帶夜)로 잠을 설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생활에 여유가 있으면 시원한 피서지를 찾는 것이 상책이지만, 계속되는 경기침체로 그런 호사스런 생각을 할 수도 없고 직업상 일터를 비울 수도 없는 처지에서는 더위를 이기는 지혜가 절실히 요망된다.

 

 우리 조상은 이열치열(以熱治熱)이라는 지혜로 더위를 이기는 방법을 가르쳐 주셨으니, 여름철 보양음식으로 삼계탕이나 보신탕이 좋으며 수분 보충에도 냉수보다 뜨거운 녹차등을 마시는 것이 바로 이열치열법이 된다.

 

그러나 더위에는 시원한 것을 즐겨 찾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므로 생랭물(生冷物)의 섭취에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제철의 과일로서 수박이 더위를 식히고 기운을 돋구는데 안성맞춤이며, 수박은 체열을 배제하는 이뇨작용을 돕고 신진대사에도 효과적이다. 빙과류나 생랭물의 과식은 자칫 배탈이나 두통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절제가 필요하다.

 

 냉방의 실내온도가 외기보다 5℃ 이하를 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하며, 밀폐된 공간에서의 선풍기 사용도 조심해야 하고, 과격한 운동이나 과로를 피하도록 생활습관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땀을 식히는 냉수샤워보다 미온수샤워가 좋으며, 취침전에 요즘 유행하는 반욕이나 족욕(足浴)도 해봄직하다.

 

 사람의 생리는 춘하추동의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도록 건강관리를 해야 하므로, 더위를 이기는 지혜가 필요한데 그래도 냉방병이나 여름감기 더위를 먹는 주하병(注夏病)이 염려스러운 증상으로, 갑자기 현기증이나 두통이 나고, 몸이 나른하며, 밥맛이 업고 식은땀이 나는 등의 이상이 생길 때는 치료와 예방을 위해 생맥산이나 맥문동탕 등의 복용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 (태평한의원 ☎2238-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