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논단 / 김 기 래 중구의회 의장

간호·간병 통합 제2의 메르스 감염사태 방지해야

 

/ 2016. 11. 9

 

온 나라를 불안과 공포에 떨게 했던 메르스 감염사태가 있은 지 벌써 1년이 지나 이제는 많은 사람의 기억 속에서 '메르스'라는 단어가 점점 희미해져 가고 있다. 그러나 메르스 감염자와 보호자, 그리고 메르스 감염자가 나왔던 병원 등 직·간접적으로 메르스에 영향을 받았던 사람들은 그 기억을 쉽게 지우지 못하고 있다. 메르스 감염사태가 진정국면에 들어선 후 정부와 병원 등은 앞으로 이와 같은 사태의 재발을 막기 위해 감염병 관리체계를 점검하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금까지도 해오고 있다.

 

우리 중구의회도 메르스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곳 중 하나였다. 의회사무과 직원 중 한 명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아 14일 간 의회가 폐쇄되고 의원들을 비롯한 사무과 직원들은 모두 격리됐다. 다행히 감염된 직원을 제외하고 또 다른 감염자는 발생하지 않아 14일 후 의회는 정상화 되었지만 우리 의원들과 직원들 모두에게 전염병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준 잊을 수 없는 일이 되었다.

 

가족이나 사적 간병인이 환자를 돌보는 후진적인 간병문화는 작년 메르스 감염 사태를 걷잡을 수 없이 크게 만든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WHO 사무총장도 한국의 사회문화적 전통이 병원 내 감염 확산에 일정부분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본다고 얘기한 바 있다. 그리고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던 사무과 직원 또한 병원에서 어머니를 간병하다가 전염된 경우였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가 확대되어야 하는 이유로 대규모 전염사태의 방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족 간병으로 인한 환자 가족의 정신적·육체적 부담과 연간 2조원 규모, 즉 1일 기준 7~8만원에 달하는 사적 간병인 고용에 따른 환자 가족의 경제적 부담 등 사회적 비용 문제 역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2013년부터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우리나라 간병문화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보호자 없는 병원', 즉 간호사와 간호조무사가 환자 간호뿐만 아니라 간병까지 맡아 서비스를 제공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도입을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었지만, 우리나라의 후진적인 간병문화가 메르스 사태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상황에서 간병문화의 개선을 본격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에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2017년까지는 건강보험을 적용하여 병원급에 자율참여 방식으로 확대하고 2018년 이후에는 전체 병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한다. 2013∼2014년까지는 국가예산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공공병원 등 28개 병원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한 바 있다.

 

그간 참여 병원에 대한 만족도 조사 결과를 보면 이용환자의 85%가 주위에 권하거나 다시 이용할 의사를 보였고, 환자 1인당 간호제공 시간이 일반병동에 비해 1.7배 증가하였으며, 체계적인 간호서비스 제공으로 일반 병동에 비해 환자의 욕창 발생률은 75%, 낙상사고는 19% 감소하였고, 병원 내 감염·요로 감염·폐렴 발생 비율도 감소하는 등 경제적 부담완화 효과뿐만 아니라 환자 안전 지표 향상의 가시적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하지만, 2016. 10월 현재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참여 병원은 256개 병원으로 올해 정부와 공단이 목표한 400개 병원에 많이 모자란 상태라고 하니 정부와 공단이 계획한 대로 제도가 제대로 정착될지 매우 걱정스러운 상황이다.

 

메르스 사태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었던 우리 중구의회에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확대에 대해 다른 어느 의회보다도 더욱 공감하여 지난 10월 10일 구의원 만장일치로 간병비 부담을 줄이고, 입원서비스 질 향상을 제고하기 위하여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조속한 확대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기도 했다.

 

환자와 환자 보호자, 병원에도 유익한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모든 병원에서 제공하는 그날 우리나라의 의료보장은 또 한걸음 나아가게 될 것이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의 조속한 확대와 정착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