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조촐한 김동일 구청장 퇴임

계미년 한해가 저물어 가던 지난 17일 김동일 중구청장의 퇴임식이 거행됐다.

 

 10년9개월 동안 관선과 민선을 거쳐 중구의 행정을 이끌었던 구청장으로서는 보기 드물게 너무 조촐하게 퇴임식이 진행됐다는 후문이다.

 

 기대반 아쉬움반이 교차된 분위기 속에서 치러진 퇴임식장은 숙연한 분위기에 더 가까웠다.

 

 내년 총선 출마를 공언하고 퇴임하는 자리이기에 더욱 그랬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떠난 것에 대한 평가는 유권자들이 판단할 몫으로 남겨두고 그동안 공적과 인간적인 부분에 대해서만 얘기해 보자.

 

 그는 93년 관선 구청장으로 중구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떠나는 중구에서 돌아오는 중구로"라는 캐치프레이즈로 줄어드는 중구 상주 인구회복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상주인구가 조금씩 늘어가면서 민선 3기 구청장까지 당선되는 영광을 안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그리고 비전 중구 2020이라는 중구발전계획을 세우면서 중구는 도심속의 도심이면서도 살기좋은 중구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청계천 복원문제도 이명박 시장이 선거에 공약을 내걸고 당선되자 마자 착수했지만 비전중구 2020에도 장기발전계획으로 세워놓고 반드시 청계천 복개구조물을 철거하고 운하와 물이 흐르는 청계천으로 되돌려 놓아야 한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교육분야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았지만 남산타운 초등학교등 중구의 현안문제인 교육분야는 아직도 미제로 남아있는 것이 아쉬운 대목이다.

 

 인간적인 면을 살펴보면 굿모닝시티 사건등으로 많은 관련자들이 연루돼 곤욕을 치르거나 구속되기도 했지만 일반인들의 예상과는 달리 그는 전혀 관계가 없었다.

 

 모 방송국 기자와의 통화에서 별다른 얘기를 하지 않았음에도 연루된 듯한 보도가 나가자 주변에서는 어떻게 해야될지 안절부절하고 있었지만 정작 본인은 당당했다고 한다.

 

 기자근성이란 다 그런 것 아니냐 면서. 주변 고위급 공무원들에 따르면 구청장직을 수년동안 수행해 왔지만 그야말로 공직자로서 연구대상이라는 말로 그의 청렴성을 평가하고 있는 듯 했다.

 

 고집스럽게 원칙과 순리를 고집하는 탓으로 때로는 서운함을 느끼다가도 그의 본질을 알고 나면 서운한 감정도 사라진다고 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내년 총선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현재로서는 예단하기 어렵지만 아무튼 힘들고 험한 길로 접어든 것은 사실로 보인다.

 

 10년9개월 동안 구청장직을 수행하면서 중구발전에 기여한 부분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겠지만 임기중 사퇴라는 명분을 어떻게 얼마나 구민들에게 설명하고 인식시키느냐가 중요한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