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현안문제 주민편익 우선돼야

명동은 남대문 동대문과 함께 대한민국의 최고의 관광명소로 꼽힌다. 하지만 남산동은 같은 명동인데도 불구하고 명동 한복판과 비교해 보면 명동의 이방지대에 가깝다고 봐야 할 정도로 낙후돼 있다.

 

이 같은 이방지대인 남산동을 살리는 길은 명동과 남산동의 상권을 이어주는 매개체가 필요하다. 그 중요한 매개체가 바로 횡단보도다.

 

명동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이고, 외국 관광객이 반드시 찾고 싶어하는 명소로 부상해 있어 하루에도 수만 명의 관광객이 명동을 찾고 있다.

 

명동을 찾은 관광객이 작년만 979만 명에 이르고 있고, 올해는 1천100만 명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넘쳐나는 관광객으로 인해 명동 한복판은 사람이 다니기 어려울 정도로 인파가 붐비지만 길 건너 남산동은 관광객이 별로 없는 한적한 지역으로 남아있다. 그리고 중저가 관광호텔 몇 개와 게스트 하우스가 들어서 있는 정도다. 남산동은 남산과 연결돼 있지만 횡단보도가 없어 접근성이 떨어짐에 따라 관광객들의 이용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처럼 횡단보도는 지역과 지역은 물론 상권을 발전시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관광객이나 장애인, 노약자들의 편익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시설이다.

 

그런데 이처럼 중요한 횡단보도가 조만간 개통될 예정이라고 한다. 무려 3년만이다.

 

2009년 8월 회현고가차도 철거에 맞춰 명동역 출입구 사이에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교통개선사업을 실시키로 하고 경찰청의 심의를 받아 확정했지만 명동역 지하상가 상인들의 극렬한 반대에 부딪쳐 무산됐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중구청 앞에서 수차례에 걸쳐 생존권을 이유로 항의 집회를 벌이기도 했다.

 

최근 주민과 상인들을 중재한 중구청이 한 발씩 양보토록 합의를 도출함으로써 당초 예정지보다 조금 더 떨어진 지역으로 횡단보도를 내도록 합의했다고 한다. 처음 예정했던 밀리오레 앞에서 명동역 지하상가 입구 바로 앞 대신 거기서 조금 벗어난 프린스호텔 앞쪽으로 횡단보도를 설치한다는 것이다. 다소 아쉬운 점이 없지 않지만 일단 횡단보도 설치로 보행권이 확보돼 관광객의 유입이 가능하게 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일이다. 평행선만 달리던 횡단보도 문제에 대해 양측의 의견과 입장을 취합해 주민들의 보행권을 보장하면서 상인들의 생존권도 존중한 중재안을 마련한 것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지역이기주의 보다는 지역발전과 주민편익 우선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되새겨 보고 방침을 정할 필요가 있다. 횡단보도 설치로 명동과 남산동의 단절됐던 도심 상권이 연결되고 관광객의 유입이 가능하게 되는 만큼 관계기관이나 관련 주민들은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명동 중심과 버금가는 남산동으로 탈바꿈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