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 설]/ 저소득층 따뜻한 겨울 될까

금년 겨울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따뜻한 겨울나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국가경제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재래시장 상인은 물론 일반 가게에서도 불경기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기도 하지만 엎친데 덮친 격으로 최근 중구가 따뜻한 겨울보내기 추진사업의 구 파견접수를 폐지했기 때문이다.

 

 감사원 감사의 지적에 따라 그동안 관행적으로 해 오던 '따뜻한 겨울 보내기' 사업 접수창구를 변경할 수밖에 없음에 따라 지역CATV에 접수 창구를 개설하게 된다.

 

 성금품을 구에서 직접 모금한 것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감사원의 지적이지만 구에서 사회복지 공동모금에 앞장서지 않으면 성금을 내놓을 사람은 많지 않다는데 문제가 있다.

 

 따라서 창구만 개설해 놓고 홍보만 한다고 해서 모금이 제대로 될지 의구심이 들지 않을 수 없고 관내에 있는 주민이나 관련기업, 상인들이 얼마나 호응을 할지 걱정이 앞서는 대목이다. 감사원에서는 감사를 하면서 왜 구업무도 아니고 인원도 부족한데 구에서 대신 접수해 주느냐고 따졌을 것이 분명하다. 안하면 되는데 굳이 고생하면서 지적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에 폐지는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감사란 업무의 성격상 반드시 문제가 되거나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을 의무도 있겠지만 지역특성과 업무의 성격을 감안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구청장이나 지역에 있는 공무원들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굳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낼 필요가 없는 사람들도 많다.

 

 일부 세금감면등이 있기는 하지만 이는 사회복지 공동모금으로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하거나 필요할 경우 인근 동사무소로 초청해 전달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모두에게 균등하게 배분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번거로움 때문에 기피할 수도 있다.

 

 이번 감사원의 지적이 전혀 잘못됐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연말연시가 되면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모두가 나서고 동참해야 하는데 열심히 하고 있는 공무원들에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뭔가 앞뒤가 맞지 않다는 생각이다.

 

 잘못된 업무 관행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신명나게 일하는 공무원의 사기를 저하시켜서는 안된다.

 

 물론 규정에 따라 모든 업무를 처리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규정이 합리적이지 못하거나 구에서 나설 필요가 있을 경우에는 나서서 고마움과 뿌듯함을 느끼게 해야 한다.

 

 물론 지역의 각 직능단체에서 이들의 어려움을 감안해 김장김치나 쌀을 전달하고 있지만 이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기업에서 사회에 환원한다는 의미에서 성금으로 내놓을 수 있지만 번거로움이 가중될 경우 오히려 안할 수도 있다. 감사라는 이유로 지적을 해서 업무에 불편함을 주고 주민들에게 혜택이 적게 돌아간다면 누가 책임을 지겠는가.

 

 이제 감사도 시대에 맞게 해야 하고 우리 의식도 달라져야 한다. 그래야만 더불어 함께 사는 대한민국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