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국립의료원, 매각·이전 중단해야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국립의료원이 매각과 함께 축소 이전된다고 한다.

 

아직 확정되거나 고시된 것은 아니지만 매각과 함께 서초구 원지동으로 축소 이전한다는 움직임이 가시화됨에 따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지난 18일과 25일, 국립중앙의료원 정문 앞과 중구구민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립중앙의료원 매각·축소 이전을 반대'를 위한 전면 투쟁을 선언했다. 현재 국립중앙의료원은 2010년 4월 법인화에 이어 8월 현재 매각·축소 이전이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2010년 2월 22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강재규 당시 국립의료원장은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에 관한 협약서'를 체결하고 금년 12월 서울추모공원 준공을 앞두고 국립중앙의료원 매각이 본격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국립중앙의료원의 기능과 역할을 축소는 물론 공공의료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중구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후안무치한 판단이라는 생각이다.

 

국립중앙의료원이 명실상부한 '국가중앙병원'으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낙후된 시설과 장비를 현대화하고, 양질의 의료인력을 확보해 현 자리에 존치할 수 있도록 정부는 오히려 전폭적인 지지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소문대로 서울추모공원설립에 따른 주민들의 반발무마용이거나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부지조성용으로 국립중앙의료원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라면 행정편의주의적 졸속행정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중구에서는 그동안 국회의원, 구청장, 시·구의원등이 나서서 결의문을 채택하거나 국립의료원 이전반대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마련했지만 관련 당국에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최근 한나라당 나경원 의원이 마련한 '국립중앙의료원 발전방안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면서 원지동 부지에는 400병상 규모의 국립외상센터를 설립하고 기존의 국립중앙의료원은 인구 고령화에 대비, 노인전문종합병원으로 육성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연선 시의원은 오세훈 서울시장과 강재규 당시 국립의료원장의 '국립중앙의료원 신축·이전에 관한 협약서'를 목에 걸고 연대 서명을 받으면서 울분을 토하기도 했으며, 민주당에서는 이전반대 서명운동을 전개하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부지를 매각하고 축소 이전하겠다는 방침은 중구민들은 안중에도 없다는 발상인만큼 이제 중구민들이 전면에 나서 투쟁해야 한다.

 

현재 중구에는 카톨릭 성모병원, 중앙대 부속병원, 을지병원등이 모두 이전하고, 겨우 서울백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만 남아있는데 이를 매각, 이전한다면 중구 등 도심지 서민들에게는 심각한 의료공백은 물론 장례식장 마저 없는 의료사각지대로 변모될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