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20// 장 정 자 사회복지사

"나에게 하나면 된다.

두 개면 남은 하나는

모자라는 사람들과 나누는 거죠"

 

봉사(奉仕)의 사전적 의미는 '국가나 사회 또는 남을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힘을 바쳐 애쓴다'는 뜻이다. 자신을 돌보지 않고 남을 위해 애쓰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다만, 봉사를 통해 자신의 행복을 찾는 일과 남을 자신만큼이나 배려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봉사의 의미에 가까울 수는 있다. 사회복지사라는 직함을 가진 주인공 장정자(63)씨의 생각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많이 가진 사람들은 오히려 나눌 줄 몰라요. 하지만, 나에게 하나만 있으면 된다. 두 개가 있다면 당연히 남은 하나는 모자라는 사람들에게 나누는 거죠. 이런 기본적인 사실을 알고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습니다"

 

두 딸들을 비롯한 주위 사람들은 장 복지사에게 이제 나이도 있고 하니, 여행도 하면서 노후를 편하게 보내라고 조언한다. 그러나 그는 "비로소 이 나이가 됐으니 지금까지 모아둔 걸 사회에 환원해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 나누고 살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물론 처음부터 그가 이웃들과 나누며 살아온 건 아니다. 그 계기는 자신에게는 큰 비극이었을 6년 전 교통사고 상황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큰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척추와 경추가 크게 다쳐 남은 인생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죠. 그 때 저를 간호해 주던 사회복지사를 만나게 되면서, 내가 몰랐던 세상이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당시 사고로 연예인 강원래와 한 병실에서 재활했던 그는 다행히 상태가 많이 호전돼, 휠체어 신세를 지지 않고도 건강하게 걷고 다른 사람에게 말을 꺼내지 않으면, 교통사고가 있었는지도 모를 만큼, 과거의 건강한 모습을 되찾았다. 그러나 그는 장애 5급이며, 요즘도 사고 후유증으로 생긴 경추 이상으로 자주 넘어지곤 한다. 그런 과정 속에서 보석처럼 소중한 걸 얻었다. 장애인들을 비롯한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에 대한 누구보다 가까운 공감대다.

 

사회복지사 자격은 작년 9월 취득했다. 경로당과 복지관 등에서 장애인 및 노인들과 함께 생활하며 그들의 아픈 곳을 매만져주고 그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자신이 활동하고 있는 디오트 상가 대형 매장에서 상인회장과 연계해 재고 등 남는 옷을 모아 1천만원 상당의 옷들을 그들에게 전달하고, 음식, 담요 등 소외된 그들에게 늘 부족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물품들을 제공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주위에서 아니 왜 그렇게 모자란 사람들 쫓아다니면서 바쁘게 지내느냐? 고 할 때마다 많이 속상해요. 장애인과 일반인이 크게 다를 게 없거든요. 오히려 한 가지 일에 집중력이 강한 그 분들이 일반인 보다 뛰어난 점이 분명히 있습니다"

 

안타까워하면서도 그들의 얘기를 하는 동안 그의 표정이 밝아진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선천적인 장애인보다 교통사고 등 후천적 원인으로 장애인이 되는 사례가 많다고 한다. 그렇게 따지면 장정자씨 역시 불의의 사고를 통해 장애인이 될 수도 있었는데, 그는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선과 건강, 더 많은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는 넓은 마음을 얻은 셈이다.

 

"꾸준히 지금처럼 봉사하면서, 언젠가는 장애인을 위한 복지관을 운영하는 게 제 목표입니다. 더욱 많은 사람들과 함께, 각자에게 모자란 부분을 서로 채워줄 수 있는 공간을 꾸려서 이런 소중한 행복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요"

 

그는 앞으로의 목표를 밝히며 겸손하게 웃었다. 그 미소에 담긴 소박한 진심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전해지길 기대했다.

 

※ 중구민이 모두 칭찬받는 그날까지 중구자치신문의 칭찬릴레이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