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남산·청계천 편의시설 부족하다

서울의 중심에 위치한 명산인 남산이 르네상스 사업을 추진하면서 아름다워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무리 아름답고 운치가 있다 해도 여유롭게 차 한 잔 하며 쉴 수 있는 공간이 없다면 심각하게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는 문제다.

 

서울타워라고 불리는 남산 정상에서부터 남산 순환로, 분수대 광장, 장충단 공원에 이르기까지 기존에 있던 식당이나 매점을 모두 철거하고 한옥으로 지어진 고상한 찻집이 있지만, 서민들의 체감지수는 어쩐지 불편하다는 것이다. 일부 젊은 층에서는 깔끔해졌다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남산과 장충단공원의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대부분의 시민들은 아쉽다고들 말한다.

 

현재 서울타워는 CJ에서 운영하면서 깔끔해지기는 했지만 모든 것이 너무 획일적이고 비싸다는 목소리가 많다. 또한 도서관 옆 분수대 광장에 있던 매점마저 없애고 직원용으로 활용하고 있고, 순환로의 매점도 없애고 한옥을 신축해 목멱산방이라는 식당 겸 찻집을 운영하고 있어, 가볍게 산책하며 먹을 수 있는 군것질 거리를 찾을 수 없는 시민들의 불만은 팽배해 있다. 장충단 공원도 예외는 아니다.

 

남산을 찾는 관광객은 하루에도 어림잡아 수백에서 수천 명에 이를 정도로 엄청난 인파가 몰리고 있다. 분수대 광장과 순환도로에는 외국인 보다는 내국인 많이 찾고 있어 보인다. 하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옛날의 정겹고 소박한 향수가 없어졌다고들 지적한다. 이는 고즈넉한 공간에서 여유롭게 차 한 잔 맥주 한 잔 할 수 있었던 정겨움이 하나도 남겨져 있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연간 77억원이나 들여 관리하고 있는 청계천도 예외는 아니라고 한다.

 

서울시의회 전철수 의원은 "청계천은 내외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관광명소지만 이용편의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추가 건설이 필요하다"고 지난 19일 시설관리공단 행정사무감사에서 지적했다고 한다.

 

청계천 주변에서 문화행사, 전시회, 축제 등을 빈번하게 개최하고 행사 기간중에는 대규모 인원이 청계천을 방문하고 있어 청계천 주변의 편의시설 부족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현재 청계천을 방문하는 이용객을 위한 편의시설이 삼일교와 황학교 상류엘리베이터 2대, 화장실 3개소 등에 불과해 민원이 빈번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추가설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는 것이다.

 

이렇듯 남산과 청계천을 이용하는 관광객들이 많지만 이들이 편히 쉴 수 있고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이 부족하다면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아무리 관광객이 많이 방문한다고 해도 그들이 가볍게 즐기며 소비할 곳이 없다면 관광수입은 그 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들이 마음 놓고 소비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는 것도 관광수입을 위해서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