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관광객 불편없는 중구 만들자

금년 여름휴가 땐 모처럼 가족과 함께 경주를 여행했다.

 

경주문화유적에 관한 정보만 인터넷으로 살펴본 뒤 예약도 없이 무작정 떠났다.

 

중학교 때 수학여행을 가보고 처음 가보는 곳이어서 추억여행이었던 셈이다.

 

경주에 도착하자마자 날이 어두워져 잠잘 곳을 찾아야 했다. 안내 표지판을 따라 경주보문관광단지 안으로 들어갔지만 예약을 하지 않고 도착했기 때문에 빈방이 없었다.

 

시내로 나오면서 딱 하나보인 모텔이 있어 들어갔는데 다행히 빈방이 있어 하룻밤을 묵을 수 있었지만 주말이라는 이유로 바가지를 씌웠다. 다음날 아침 서둘러 불국사, 석굴암, 분황사, 첨성대, 대릉원, 선덕대왕 신종, 황룡사터, 천마총, 문무대왕릉 둘러봤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는 석굴암, 불국사, 경주역사유적지구등은 비교적 잘 보존돼 있었다. 불국사와 석굴암은 신라시대 전성기의 최고 걸작으로 건축, 수리, 기하학, 종교, 예술이 총체적으로 실현된 유산이며, 불국사는 불교교리가 사찰 건축물을 통해 잘 형상화된 대표적인 사례로 독특한 예술적 창조적인 걸작 품을 대표하는 유산이라는 데는 이의가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먹 거리는 괜찮았지만 숙박시설과 기념품등이 문제였다.

 

뒤늦게 안 사실이지만 경주 여행객들은 대부분 경주에서 숙박하지 않고 주변도시로 나가서 숙박을 한다는 것이었다. 관광객을 배려하는 숙박시설이 전무했기 때문이다.

 

여행에서 볼거리와 먹거리, 살거리, 그리고 숙박시설은 무엇보다 중요한 문제다.

 

최근 서울시가 세계 최대 관광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 관광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특별대책을 발표했다고 한다.

 

관광시장의 큰손인 중국관광객을 한국과 서울로 유치하기 위해 일본, 싱가폴, 말레이시아 등 주요 국가, 도시와의 유치 경쟁을 선언하면서다.

 

특히 입국, 숙박, 음식, 가이드, 상품, 관광안내, 마케팅, 전담조직 정비 등 8대 분야별 개선대책을 통해 중국관광객 수용능력을 획기적으로 개선, 중국관광객의 서울관광 만족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점점 치열해지는 중국관광객 유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라는 것이다.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우리의 경우 까다로운 비자, 숙박시설 부족, 중국과 비슷한 문화, 중국어 안내 부족 등으로 아직까지 중국인 관광객에게 오기 어려운 나라, 편히 쉴 곳과 볼거리·즐길거리가 부족한 나라, 관광하기 불편한 나라로 인식되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매우 중요한 문제임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중구에서도 남대문 동대문 명동을 찾는 외국인들을 위한 체계적인 대책마련도 병행돼야 한다.

 

그리고 얼마 전 허수덕 의원이 5분 자유발언에서 제안한 박정희 생가, 손기정 기념관을 관광상품화 하자는 의미있는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