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2일 개최 예정인 서울충무로영화제의 상태가 심상치 않다.
지난 4일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영화제 공식기자회견이 갑자기 취소됐다. 영화제조직위원회(이하 조직위)는 공지를 통해 주최측의 사정으로 연기됐다고 밝혔지만 관계자에 따르면 서울시 예산이 불투명해짐에 따라 영화제 프로그램 등의 부득이한 변경 및 축소 가능성으로 인해 공식기자회견을 연기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구에서는 영화제 예산 7억원이 통과됐으며, 조직위측은 서울시에 30억원의 예산을 요청한 상태다. 따라서 만약 서울시 예산을 받지 못하고 구 예산만으로 진행된다면 이번 4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는 현재 계획돼있는 프로그램의 80%정도를 축소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영화제는 지난 3회 이후 실효성 측면에서 많은 논란을 빚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구 예산조차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등 의견이 분분했지만, 결국 지난달 29일 열린 중구의회 제181회 임시회 제3차 본회의에서 예산안이 최종 통과됨으로써 7억원의 구 예산을 확보했다.
조직위측은 오후 4시로 공식기자회견이 예정돼 있던 이날 오전 11시경 서울시의 예산관련 통보를 받고 황당해하는 분위기였다.
조직위측은 30억원이라는 엄청난 예산의 확보가 불투명해지자 섣불리 공식기자회견을 진행할 수 없다고 판단해 속속 도착하는 언론사 기자들을 설득해 되돌려 보내며 진땀을 흘려야 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서울시 예산이 중단되더라도 9월 2일 예정돼 있는 영화제는 그대로 개최 할 것"이라며 "다만 172편으로 예정돼있던 상영편수가 크게 줄거나 축제가 전면 취소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안타까운 시각을 드러냈다.
또한 지난해 3회 영화제 준비과정에서 발생한 민간 협찬에 관해서도 현금이 아닌 현물협찬에 관한 부작용이 영화제 조사특위 등을 통해 드러난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번에는 이 또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시에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며 "힘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되며 늦어도 이번 달까지는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벌써 3주 앞으로 다가온 제4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힘겨운 외줄타기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 예산 보류로 인한 공식기자회견 연기로 앞으로 남은 영화제 일정에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