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⑨ / 세계선교교회 김 호 순 목사

"노숙자도 하느님이 주신 아들"

지하철을 이용하다보면 계단에서 쭈그리고 앉아 구걸을 하는 노숙자들이 가끔 있다. 특히 서울역 주변 등에는 곁에만 가도 냄새가 나고 위협을 느낄 만한 노숙자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이들이 어떻게 해서 노숙자가 됐는지는 모르지만 정부에서는 이들을 그냥 방치해 둔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실질적인 대책이 세워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민간인이 선뜻 구제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바로 중구 회현동 대한예수교장로회 세계선교교회 김호순(67) 목사다.

 

김호순 목사는 집이 없어 거리를 떠도는 노숙자들을 '하느님께서 주신 아들'로 여기며 머물 장소를 제공하거나 음식을 대접하는 등 무조건적인 사랑을 베푼다.

 

"99년도에 하느님의 부름으로 목회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노숙자들에게 밥을 주고, 재우고, 새벽기도와 예배를 하면서 신앙을 통해 자활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김 목사는 이들이 어렸을 때 가정으로부터 상처를 받고 생활고를 겪은 탓에 현재 알코올 중독자가 됐다고 설명했다. 부모·형제로부터 버림을 받고 쫓겨난 사람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들 마음에 사랑이 부족해 생긴 상처를 다시 사랑으로 치유해 새 삶을 살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

 

실제로 김 목사의 도움을 받아 마음의 상처를 치유해 신학교에 가서 공부를 시작하거나, 현재 결혼을 해서 잘 살고 있는 '전 노숙자'들이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지요. 경계하는 사람들도 많고, 고시원을 얻어줘도 적응을 못해서 계속 추운 바깥에 머무는 사람들도 있구요. 하지만 7년이라는 세월동안 35여명을 구제하면서 뿌듯하고, 고맙기도 합니다."

 

김 목사의 선행이 알려지면서 주변에 그를 돕는 사람이 늘어남에 따라 노숙자들을 돕는 일이 전보다는 한층 더 수월해졌다. 이에 새 삶을 찾은 전 노숙자들은 몰래 교회 앞에 옷, 음식 등의 물품들을 기부하기도 한다. 김 목사는 이를 '하느님께서 나르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무섭고 더럽고 해도 모두 하느님의 자식입니다. 실제로 비위생적인 생활을 하던 사람들이라 결핵환자도 많았어요. 하지만 하느님의 은혜로 아무도 나쁜 병에 걸리지 않았고 편안한 마음을 줄 수 있게 됐습니다."

 

현재 동 교회 집사로 일하고 있는 남편 진강헌(69)씨 사이에 두 아들을 두고 있는 김 목사는 두 아들과 며느리들을 칭찬한다.

 

"모두 착한 아이들이고, 이들은 나중에 저 처럼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해 발벗고 나서겠다고 합니다. 또 4명의 손주들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뿌듯하고 행복하죠."

 

4남2녀중 둘째딸인 김 목사는 오금동에서 부모님을 도우며 농사를 지었다. 그러다가 예수를 믿으면서 전도사가 되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품었으며, 남대문시장 쪽에서 23년간 거주했다.

 

남대문 시장 상인으로서 의류를 IMF가 오기 직전까지 팔았다. 그러다가 가난한 사람이 많은 시장에서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곰곰이 생각하다가 교회를 세워 더욱 실질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자는 생각이 들었다.

 

"3년 전쯤인가, 누구한테 많이 두들겨 맞아서 병원에 입원한 한 노숙자가 계셨어요. 제가 병원에서 기도를 하면서 희망을 주려고 노력했지요. 그런데 정말 퇴원하면서 찾아와서 1년간 치료를 받으면서 교회 일을 도왔습니다. 지금요? 지금은 결혼도 잘 해서 작년 추수감사절에 같이 인사하러 왔더라구요."

 

한 사람에게 희망을 주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결과는 어마어마하다. 밝고 어두운 면을 모두 지니고 있는 중구에 살고 있는 중구민에게 김 목사는 이렇게 당부했다.

 

"버려진 영혼을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노숙자라고 무시하지 말고 인격적인 대우를 해주면서 같은 인간으로서 바라보고 존중해준다면 언젠가는 이 사회가 밝은 면이 더욱 많아지지 않을까요."

 

※ 중구민들이 모두 칭찬받는 그날까지 중구자치신문의 칭찬릴레이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