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사람들은 각자 자기 일을 하느라 바쁘고, 또 흉흉한 일도 많아 이웃 사람과 얼굴도 모른 채 지내는 일이 보통이다. 특히 한 아파트에 살면서도 옆집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일은 일상이 돼버렸다.
그런데 신당삼성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는 김길자(66)씨는 항상 주변사람들을 챙기는데 앞장서 요즘사람 같지 않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김씨를 추천한 같은 아파트에 사는 문세성 어르신은 어려울 때 자신을 도와준 그 때를 잊을 수 없다고 했다. 문 옹의 부인인 원명순씨가 지난해 4월 수술을 했을 때, 원씨가 동네에 보이지 않자 이를 궁금하게 여긴 김씨가 나중에 수술 사실을 알고 잣 죽, 김치 등을 만들어 줬다는 것. 김씨는 “7,8년 동안 같은 아파트에 살았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말하지만 이도 쉽지 않은 일이다.
김씨는 평소에도 같은 동 어르신 중 독거 어르신이나 몸이 편찮으신 어르신들을 찾아 반찬을 해 주기도 한다. 2004년~2006년까지 부녀회장을 맡았으며, 현재 금성교회에서 전도부 대장과, 4년째 삼성아파트 17통장을 맡고 있는 그로서는 시간적 여유를 내기가 쉽지 않을 터. 게다가 삼성아파트경로당 총무를 맡고 있는 남편 윤태준(72)씨와 함께 경로당 어르신의 식사를 챙겨주기도 하면서 누구보다 바쁜 날들을 보내고 있다.
하지만 김씨의 마음은 그렇지 않다.
“경로당 식사는 5명이 돌아가면서 챙기고 있어요. 아파트 주민들과는 단지 친하게 지내기 위해서 찾아뵙고 어려운 일 있으면 서로 돕고 하는 거니까 당연한 일을 한다고 생각해요.”
김씨는 법 등을 잘 몰라 동에서 마련해 주는 보조금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어르신들을 위해서 동과 연계해 받게 하는 등 통장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자식은 있는데 따로 살고 있어서 도움을 받지 못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조금만 신경을 쓰면 지금보다 더 안정되게 지내실 수가 있기 때문에 옆에서 도와주는 것뿐이에요.”
김씨는 윤씨와의 사이에서 상용(43)씨와 재한(38)씨 등 건장한 두 아들을 두고 있다. 하지만 두 아들 모두 각자 일이 바빠서인지 자주 만나지 못한다고. 타인을 도와주는 데 자신의 시간을 모두 쓰지만 정작 관심이 필요한 사람은 김씨다. 어렸을 때부터 정이 많아 타인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이웃에 사랑으로 베풀고 있는 신당동 김길자씨.
“비록 삭막한 세상이지만 주변을 돌아보고 이웃과 함께 잘 사는 중구민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중구민들이 모두 칭찬받는 그날까지 중구자치신문의 칭찬릴레이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