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방칼럼 21 여름을 나는 지혜

 이제 하지를 지나서 7,8월이면 삼복더위의 본격적인 염서(炎署)가 시작된다. 여름의 무더위는 누구나 짜증스럽지만 이를 지혜롭게 이겨내는 슬기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견디기 어려운 것이 한여름의 열대야(熱帶夜)인데 밤중에도 복사열로 인해 고온이 지속되어 잠못이루는 괴로움이다.

 

냉방을 이용하는 경우 실내온도가 26도 이하로 너무 서늘해도 좋지 않으며 밀폐된 방안에서 밤새 선풍기 바람을 쐬는 우를 범하지 말고 되도록 자연의 통풍이 잘 되는 환경의 잠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우리 속담에 <이열치열;以熱治熱>이란 말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여름을 나는 지혜라 할 수 있다. 더위를 피하기 보다 더위를 이겨내는 것이 중요하다. 땀흘려 일을 하거나 운동을 하고 나서 온수로 샤워를 하면 한결 시원해지는 것이다.

 

 음식도 찬 것은 맛으로나 즐기고 영양에 도움이 되는 보신탕이나 삼계탕 같은 영양식을 주로 해야하는 것이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되므로 사람의 정기(精氣)가 빠져나가는 특성이 있음을 감안하여 보양(補陽)에 유념해야 하며 소위 여름을 타는 식욕감퇴로 영양실조가 되기 쉬우므로 입맛을 잃지 않도록 체질에 맞는 영양식단을 짜도록 힘써야 한다.

 

몸을 너무 서늘한 곳에 장시간 노출시키거나 찬 음식의 과식 또는 지나친 냉방으로 여름감기에 걸리면 남모르는 괴로움을 겪게 되므로 우직하게 참고 견딜 것이 아니라 제때에 간편한 치료를 해야 한다. 체질적으로 몸이 허약하여 유난히 더위를 타는 경우는 체질에 맞는 보약요법으로 몸의 저항력을 높여야 한다.

 

 심기부족(心氣不足)으로 몸이 노곤하고 기운이 없으며 입이 마르고 가슴이 답답하며 숨이 차는 경우 더위에 손상된 일사병 등에는 맥문동(麥門冬)과 소량의 인삼 오미자를 함께 달인 생맥산(生脈散)을 자가요법으로 권장할 만하다.

 

 여름을 건강하게 잘 지내는 것은 다가올 가을철과 겨울의 잔병을 예방하는 지름길이기도 하다.

 (중구한의사회장 ☎2238-12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