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 설 / 졸업은 새로운 시작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꽃다발을 한아름 선사합니다~ 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며 우리나라 짊어지고 나갈 우리들 냇물이 바다에서 서로 만나듯 우리들도 이다음에 다시 만나세~"

 

 지난 2월15일부터 18일까지 중구관내 초ㆍ중ㆍ고에서 일제히 졸업식이 열렸다. 졸업식 노래나 온가족의 축하 속에 친구들과 학교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카메라에 담으며 기념사진을 찍는 모습은 여느 졸업식과 다르지 않은 졸업식 고유의 풍경이다. 하지만 이별의 눈물바다를 이뤘던 과거와는 달리 잔치 같은 분위기인 것으로 알려져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졸업과 입학 선물도 70ㆍ80년대 만년필, 책가방, 신발 등이 주류를 이뤘다면 90년대 이후 워크맨 등 전자제품으로 옮아갔다. 최근엔 MP3플레이어, 디지털카메라, 휴대폰등이 가장 인기있는 선물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졸업ㆍ입학식장에서 카메라 대신 휴대폰 카메라로 추억을 담는 모습이 유행하면서 휴대폰의 인기가 치솟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졸업식하면 떠올랐던 계란세례와 밀가루를 뒤집어쓴 졸업생들의 모습도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한다. 교복찢기, 밀가루 뿌리기, 계란 던지기등은 예전에 졸업식장 곳곳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낯익은 풍경이었지만 요즘은 이런 모습을 보기란 쉽지 않다고 한다. 이는 아마도 세월의 탓도 있겠지만 교복 자율화에 기인하는 것이 많은 것 같다.

 

 졸업식 때 계란과 밀가루를 던지는 데도 이유가 있다. 졸업식 때 던지는 계란은 사회에 나가서 계란속 노른자(자신이 중심이 될 수 있는) 같은 사람이 되라고 하는 것이고, 밀가루는 사회에 나가서 부패없이 하얀 밀가루처럼 깨끗이 살라는 깊은 뜻이 있다. 또한 교복이 검은색이었던 옛날 규범적인 검은색의 효능을 가장 효과적으로 백지화할 수 있는 재료가 하얀 밀가루였다. 결국 밀가루 뒤집어쓰기는 '이제 내가 학생의 신분을 벗어 던지고 성인으로서 어엿하게 살아가겠다'는 반항적인 독립선언이었던 셈이라고 한다.

 

 졸업은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은 설레이는 중학교로, 중학교를 졸업하는 학생은 희망과 꿈이 있는 고등학교로, 고등학교 졸업생은 미래의 나를 꿈꾸는 대학이나 학과로 진학해야 한다. 대학이나 대학원을 졸업하는 사람은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이 수반돼야 한다. 지식과 정보화사회가 요구하는 사람만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새로운 시작은 항상 우리를 흥분하게 하고 긴장하게 한다. 하지만 긴장이란 또 다른 세계의 체험이라고 봐야 한다.

 

 이 세계에 어떻게 적응해 나가느냐가 인생성패의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어느 교장의 마지막 당부처럼 첫째는 관심분야에서 실력있는 전문가가 되고 둘째, 긍정적인 사고를 가져야 하며 셋째, 높이 나는 새가 멀리 보듯 멀리 앞을 내다보는 사람이 되라는 충고를 가슴깊이 새겨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