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동적인 유권자가 되기를

특별기고 / 양영명 중구선거관리위원회 공정선거지원단


정책선거,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말이다. 선거철이 다가오면 선거관리위원회는 정책공약을 살펴보고 투표하자는 홍보캠페인을 펼치고 정치권은 정책으로 경쟁하는 깨끗한 선거를 다짐하며 매니페스토 협약을 맺는다. 언론도 이번에는 정책선거가 자리 잡기를 바란다는 기사와 사설들을 쏟아낸다.
 

정책선거란 후보자나 정당은 구체적인 실현방법을 명시한 정책공약을 제시하고 유권자는 그 공약들을 비교해서 실현가능성이 가장 높은 공약을 많이 제시한 후보자나 정당을 선택, 선거일 후에는 당선자가 제시한 공약의 이행상황을 평가하여 다음 선거에서의 지지여부를 결정하자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의 후보자 선택에 관한 유권자 대상 여론조사들을 살펴보면 정책을 보고 후보자를 선택한다는 응답비율이 대부분 세 손가락 안에는 들고 있다. 물론 인물, 정당 그리고 연고주의 등의 요인이 아직 존재하기는 하지만 선관위를 비롯한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정책선거 홍보와 유권자 스스로의 인식 변화에 따라 우리 선거문화 속에 정책이 자리 잡히게 되었음은 분명해 보인다.
 

이전이라면 예비후보자들이 자신을 알리기 위해 거리인사, 명함배부와 같은 선거운동을 펼칠 시기이지만 코로나 사태로 인해 대면 선거운동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대신에 온라인을 통해 자신을 알리는데 집중하는 모양새이다.

 

기존의 선거운동 방식이 아닌 온라인 선거운동에 집중하게 된 만큼 이번에야말로 정책선거를 치를 기회라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지만 예비후보자들의 홈페이지나 SNS를 둘러본 바로는 '영 아니올시다.'이다.

 

유력자와의 친분관계나 과거 업적, 경력 홍보만이 즐비하고 정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상기 요인들도 역시 후보자를 선택하는 요인 중의 하나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그것이 정책을 검증하는 도구로 사용 될 때에 유권자들에게 더 설득력 있게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나는 이런 사람입니다.'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는 이런 사람이기 때문에 이러한 정책을 잘 이행할 수 있습니다.' 라는 식으로 말이다.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를 열고자 하는 후보자들이 나왔으면 한다.
 

이러한 변화를 위해서는 유권자들의 역할 역시 매우 중요하다. 투표만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계속해서 관심을 가지고 후보자와 정당에 원하는 정책을 적극적으로 제안해보고, 제시된 정책의 실현가능성도 검토해보고, 당선인에게는 왜 공약을 이행하지 않느냐고 질타도 하고, 제대로 하지 않으면 다음에는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도 놓아보았으면 한다.

 

항상 지켜보고 있고, 정책공약을 평가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어야 한다는 말이다. 예전에는 정치권과의 소통이 쉽지 않았지만 지금은 후보자나 정당의 SNS에 댓글 하나 남기는 것으로도 의견을 피력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기반이 갖춰진 만큼 이제는 일방적으로 제시된 정책을 선택만 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가 정책을 제안하고 자신의 미래까지 만들어나가는 능동적인 유권자가 될 때라고 생각한다.


2020년 4월 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실시된다. 4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동안 나의 대리인이며 지역의 대표이자 나라의 대표가 될 사람을 선출하는 장이다.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갈 수 있도록 꼼꼼하게 살펴보고 정책공약을 제대로 이행할 수 있는 사람에 투표하자. 그리고 계속해서 관심 있게 지켜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