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향민, 그들은 누구인가

고난·역경 속 조국을 지켜온 주역

실향민이란 넓은 뜻으로는 경제적 궁핍이나 강제 동원, 전쟁 등으로 고향을 떠나서 원하지 않은 낯선 곳에서 살게 된 사람들을 말한다. 더불어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난민의 개념에도 포함된다. 한국의 6·25전쟁 때의 피난민, 1999년 유고슬라비아내전 때 세르비아인에 의해 국경 밖으로 쫓겨난 50만에 이르는 알바니아계 코소보 지역 주민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좁은 뜻으로는 한국에서 6·25전쟁 때 납북돼 휴전협상에서 송환문제가 논의된 사람들을 가리킨다. 즉, 8·15광복 이후 남북분단으로 왕래가 끊겨 북한의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고 남한에 그대로 정착한 북한 출신 사람들과 6·25전쟁 때 공산주의 사회체제를 반대하고 자유를 찾아 월남한 사람을 총칭한다.

 

현재 한국에는 약 1천만 명의 실향민이 있다. 이들은 6·25 전쟁 때 대구, 부산까지 후퇴, 이 나라 최후의 위란에서 목숨 받쳐 싸운 현재 70세 이상 참전 무명용사들로 구성돼 있다.

 

60년이란 세월이 지난 오늘 고향을 잃은 실향민은 약 10만여 명만이 살아 있다. 70세 이상 실향민은 이 나라 근대사의 모진 고난과 역경을 겪으면서도 조국을 지켜온 주역이다.

 

실향민은 1930년대 일본식민지 하에선 지원병, 정신대란 명칭으로 무자비한 인간 이하의 식민지 주민으로 탄압 당했고, 1945년 해방 후 좌익과 싸워 퇴치시키고 1948년 8월 15일 이 나라를 세운 주역들이다. 1950년 6·25때는 230만 명의 목숨을 바쳐 나라를 지켰고, 1953년 휴전 후 그 모진 가난을 겪으면서 국민소득 50불에서 1천불을 이룩했으며, 1988년 서울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고 우리 대한민국을 세계 속에 우뚝 세운 주역이다.

 

2010년 8월 24일에는 '제1회 실향민 민주평화건국 공로장'을 마련해 박규원씨 등 14명에게 최병렬 실향민협의회 중앙회장이 공로장을 전달하고 이문식 회장이 휘장을 각각 달아주기도 했다.

 

실향민 중구협의회 이문식 회장은 "요즘 사회질서가 심히 걱정되고 동네 뒷골목에서는 사춘기 어린 남녀가 걱정스러운 만행을 하는 등 골목 질서가 말이 아니다"며 "그래서 우리 실향민은 남은여생을 봉사하자는 결의로 명랑 골목 순찰대를 조직했다"고 밝혔다.

 

한 동네에 10명씩 150명으로 조직된 이 순찰대는 국회의원, 구청장의 일자리협조, 구의회의 지원협조, 경찰서에는 순찰처리 협조가 있어야 마지막 봉사를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