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6동에 이웃을 사랑하는 모임(회장 신수봉, 이하 이사모))의 손신(55) 총무는 이사모를 회원들과 함께 벌써 18년째 꾸려가고 있다.
손 총무는 20여 년 전 신림동 지하에 살던 독거노인이 죽은 지 며칠 만에 발견됐다는 뉴스를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노인 인구가 많은 중구에서 저런 일이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생각에 미치자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매일 독거노인의 생사만이라도 확인하는 시스템이 필요했어요. 저 혼자서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동사무소를 찾아가 저와 뜻이 맞는 사람들을 모았어요. 이것이 이웃을 사랑하는 모임의 시작이었죠."
최초 12명으로 시작된 이사모 회원들은 현재 44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초창기에는 이것 저것 어려운 점이 참 많았다. 적은 인원으로 그 많은 수의 독거노인들을 찾아 관리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던 것. 손 총무는 이에 해결책을 내놓았다.
"동네를 돌아다니는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이 계시잖아요. 그분들에게 우유 비용을 드리고 독거노인들의 생사를 확인하도록 하고 있어요."
매일 아침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은 독거노인들의 집을 방문해 우유를 드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말을 걸어서 생사를 확인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야쿠르트 아주머니들은 이렇게 노인들의 생사를 확인하고 몸이 안 좋은 것 같으면 바로 이사모에 알렸다.
어떠한 정치적인 이득을 바라지도 않고 오로지 순수한 목적으로 독거노인들을 돕는데 이사모가 앞장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손 총무는 오래 전 기억을 떠올렸다.
"몇 년 전 한 할머니께서 국립의료원에서 돌아가셨어요. 그런데 돌아가시기 며칠 전에 옥천으로 시집 간 딸이 찾아온 거예요. 제가 우연히 방문했을 때 할머니께서 저를 딸에게 소개시켜주면서 '인사해라, 12년간 자신에게 아침밥을 해주신 분이다'라고 말씀하셔서 마음이 되게 좋았어요."
손 총무는 이렇게 말하며 전국적으로 이사모 같은 순수민간단체가 많이 생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상에는 외로움에 허덕이다 예고 없이 죽어가는 노인들이 많아요. 현재 저희가 매일 아침 돌봐드리는 독거노인이 22명 정도 되는데, 그 모습을 볼 때난 소식을 들을 때면 매번 안타까워요."
특히 시나 구에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 놓인 어르신들이 많다. 손 총무와 이사모 회원들은 이들을 관리하면서 부모님을 모시는 심정으로 정성을 다해 모시려는 것. 또한 이사모에서는 독거노인 뿐만 아니라 소녀가장을 돕는 활동도 병행하고 있다.
손 총무는 중구에서 사업을 한 지 올해로 26년째다. 그는 중구를 죽 지켜보면서 어려운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실감하고 앞으로도 회원들과 함께 독거노인을 보살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