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동초’ 영원한 안식 얻다

김대중 전 대통령 영결식… 연도에 수많은 시민 애도

 

◇지난 23일 찜통 더위도 아랑곳 않고 수많은 인파들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하고 있다.

 

 민주화의 상징으로 우리나라 현대사에 한 획을 그으며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인동초’는 마침내 영원한 안식을 얻었다.

 

 지난 23일 국회 앞마당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국장(國葬)으로 거행됐다. 이날 부인 이희호 여사를 비롯 홍일, 홍업, 홍걸 씨 등 세 아들,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 3부 요인과 헌법기관장, 정관계 주요 인사, 외국 조문단, 주한 외교사절, 각계 대표와 시민 등 3만명 정도의 인파가 운집해 고인의 지상에서의 마지막을 함께하며 명복을 빌었다.

 

 조순용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연극인 손숙 전 환경부 장관의 사회로 진행된 영결식은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연주, 고인에 대한 묵념 후 장의 집행위원장 이달곤 행정안전부 장관의 김 전 대통령 약력보고가 이어졌다. 약력보고에서 1924년 1월6일 전남 신안군에서 출생, 불굴의 자세로 우리나라 민주화와 한반도 평화, 경제위기극복 등을 이뤄낸 김 전 대통령의 생애가 소개됐다.

 

 이어 장의위원장 한승수 국무총리의 조사와 박영숙 미래포럼 이사장(전 평민당 의원)의 추도사 낭독이 있었다.

 

 한 총리는 “생전에 당신 스스로를 추운 겨울에도 온갖 풍상을 참고 이겨내는 ‘인동초’에 비유했던 것처럼 투옥과 연금, 사형선고와 망명에 이르기까지 참으로 험난했던 삶”이라면서 “특히 민주화의 기적을 이룩할 수 있었던 것은 대통령님처럼 민주주의에 대한 강인한 신념과 불굴의 용기를 가진 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애도했다.

 

 박 이사장은 “우리 민족의 숙원과 사회의 고질적인 갈등을 풀어내는 화해와 통합의 바람이 지금 들불처럼 번지게 하는 것은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큰 선물”이라면서 “행동하는 양심이 되라는 마지막 말씀을 새기겠습니다”라고 고인의 뜻을 기렸다.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종교의식, 생전 영상 상영, 헌화와 분향, 추모공연 후 21발의 조총발사에 이어 고인에 대한 묵념으로 1시간 30분간의 영결식은 마침표를 찍었다.

 

 김 전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민주화와 인권 그리고 한반도 평화 분위기 조성에 헌신했고, 대통령 재임 시 IMF위기를 극복하고 세계 최고 수준의 IT강국 발판을 마련했으며, 한국인 최초로 노벨평화상을 수상했다. 영구 행렬이 영등포 민주당사와 동교동 사저를 거쳐 광화문,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서울역광장을 지나 서울현충원에 안착할 때까지 수많은 사람들은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눈시울을 붉히는등 애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