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기행 / 무교동 '남포면옥'

넉넉한 인심·푸짐한 음식 맛도 일품

 

남포면옥의 대표메뉴 어복쟁반(우)과 평양냉면(좌).

 

어복쟁반·평양냉면 최고 인기

깊고 구수한 맛에 단골 많아

 

평안도의 동쪽은 산, 서쪽은 바다, 그 사이는 넓은 평야다. 그래서 옛 부터 먹을거리가 넉넉한 고장이었다. 그런 덕인지 평안도 사람들은 음식도 푸짐하게 만든다. 맛은 짜지도 맵지도 싱겁지도 않는 게 특징이다.

 

남포면옥은 1965년 故 곽봉순 여사가 문을 열었다. 故 곽 여사는 평안도 남포가 고향으로, 1·4후퇴 때 남쪽으로 내려와 부산에서 2년간 살다가 서울로 올라와 지금의 남포면옥 자리에서 냉면을 팔기 시작했다. 당시 이곳은 40평 규모의 한옥이었다.

 

남포면옥(사장 이재경)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은 어복쟁반(5만5천원)과 평양냉면(8천원)이다.

 

어복쟁반은 직경이 50cm가량 되는 놋 쟁반에 소의 뱃 가죽살 즉, 소의 젖 가슴살을 얇게 썰어 양념을 하고 계란, 파, 배, 잣 등을 그 고기위에 살살 덮은 다음 따끈한 쇠고기 국물을 부어서 끓이는 음식으로 평양냉면과 함께 평양의 대표적 음식이다.

 

거기에 송이버섯과 쑥갓, 은행 등도 들어 있다. 양지머리 살이 아주 쫀득해서 맛이 일품이다. 고기는 냄새가 없어야 고객들이 좋아하기 때문에 삶은 고기는 기름을 제거해 더욱 감칠맛을 느끼게 한다. 육수의 맛은 자극적이지는 않지만 깊고 구수한 맛이 정말 일품이다. 소고기를 내는 것은 공통적이지만 업소에 따라 내용물에서 다소 차이가 있다. 이 집처럼 채소와 버섯류가 다양하게 오르는 집도 있지만 간결하게 내는 집도 있다. 깔끔함을 즐기는 분들은 후자를 선호한다. 또한 찍어 먹을 간장종지를 가운데 얹어 내는 것도 어복쟁반의 특징 중 하나.

 

반면에 평양냉면의 국물은 육수와 동치미가 섞여서 시원하고 상큼한데 약간 단맛이 나온다. 어디서 온 맛일까? 면은 한 입 넣자 구수한 메밀향이 느껴진다. 전체적으로 보면 육수의 맛도 균형이 잘 잡혔고 특히 고춧가루나 파 등 다른 맛이 없어서 깔끔한 느낌이다. 원래 평양냉면에는 동치미(물김치 국물)를 넣지 않거나 소량만 넣는다.

 

항상 손님에게 친절하고, 뜨거운 음식은 뜨겁게, 차가운 음식은 차갑게 만들고 있다. 그리고 이 집에 없어서는 안될 동치미는 매운맛이 있고, 물기가 많은 무만 골라 소금에 굴려 무쳐서 항아리에 절여 마늘, 생강, 파, 배 등을 넣어 담가 색깔과 맛이 별미다. 또한 동치미의 맛을 그때 그때에 맞추기 위해, 매일 동치미를 담궈 날짜별로 독에 저장하는 것이 특징이며, 이를 전시하고 있다.

 

남포면옥은 을지로입구역 1번과 2번출구로 나와 하나은행 뒤 먹자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예약 문의(☎02-777-3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