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릴레이① / 신당동 문 세 성 옹

75년 함께한 중구 '터줏대감'

매일 아침 일찍 차가운 공기를 가르며 낡은 오토바이를 타고 중구 도심을 가르는 멋쟁이 문세성(79) 옹. 특유의 넉살좋은 웃음과 상대방을 편하게 하는 따뜻한 시선을 모르는 주민들은 없다. 중구에 거주한 지 벌써 75년째이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에 살다가 4살인가 5살 되던 해 을지로6가로 이사를 왔지요.”

 

 한마디로 중구 터줏대감이다. 평소 다정한 말투와 성실한 생활로 인해 동네 주민들의 든든한 ‘동네 할아버지’다.

 문씨가 거주하는 신당삼성아파트에서 한 청년이 이삿짐을 옮기며, “할아버지, 저 이사 갑니다.”라고 아쉽게 인사하자 문씨는 웃으며 청년에게 말했다.

 

 “다른 곳으로 이사 가나? 그건 그렇고 할아버지가 뭔가, 할아버지가?”

 

항상 젊은 사람들 못지않은 밝은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편하고 아름다운 곳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는 문씨는 자기관리에도 철저하다.

 

 광희축구회 회원이기도 한 문 옹은 일요일 아침마다 광희초 운동장에서 회원들과 함께 축구 연습에 몰두한다. 중3때부터 축구를 시작했다는 문씨는 운동에도 열심이지만, 8년간 복지관에서 댄스스포츠를 연마했을 정도로 누구보다 즐거운 인생을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젊은 시절, 동대문에서 32년간 액세서리 도매업에 종사 하면서 중구민들과 접촉하고 중구를 찾는 관광객들을 만나면서 누구보다 중구의 변화과정을 잘 알고 있을 터.

 

“가장 많이 바뀐 건 고층건물이 많이 들어섰다는 점이죠. 6.25 이후에는 대부분 형편이 어려웠기 때문에 중구가 이렇게 바뀔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어요. 또 다른 점은 고가도로가 철거되고, 청계천이 복원되고... 많죠, 뭐.”

 

 중구를 찾는 관광객들이 화려하게 바뀐 중구의 겉모습에 열광하는 동안 문씨는 그간 중구가 겪은 역사를 하나하나 되짚어보며 회상에 잠긴다.

 

“덕분에 사람들 생활수준이 눈에 띄게 나아졌어요. 우리 어렸을 때는 먹을 것도 제대로 구하지 못해서 고생했는데 요즘은 그렇지 않잖아요.”

 

 어려운 한국의 역사와 함께 살아오며 밤낮없이 고생한 덕분에 문씨는 부인 원명순(74)씨를 만나 영생·정란·혜란·영희씨 등 착하고 성실하고 든든한 2남2녀를 두고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

 

 “앞으로도 중구가 변화를 거듭할 것 같은데,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문 옹은 2번째 칭찬 주인공으로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는 김길자씨를 추천했다. 부녀회장을 맡으면서 봉사활동을 많이 했으며, 문씨의 부인 원씨가 몸이 좋지 않았을 때 잣 죽 등을 직접 쒀서 갖다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중구민들이 모두 칭찬받는 그날까지 중구자치신문의 칭찬릴레이는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