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빅 등 대부분 ‘오리지널’
부단한 신제품 개발 ‘역점’
품질·우수한 디자인에 ‘호평’
위기는 곧 기회다. 재래시장 상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경기는 여전히 꽁꽁 얼어붙어 있지만, 남대문 ‘남문악세사리’는 힘겨운 현실 속에서 오직 우수한 상품과 고객만족을 위한 서비스로 정공법을 펼쳐 전통과 명성에 걸맞는 정상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 22일, 부쩍 쌀쌀해진 날씨는 상인들의 마음과 같았지만 밝게 빛나는 화창함은 남문악세사리의 이미지와 포개졌다. 남대문시장 5번 게이트를 지나서 몇 걸음 옮기니 어느새 남문악세사리 상가 안이었다. 온통 광채로 휘감긴 공간에 도취돼 정신이 아득할 정도로 황홀경에 빠져들게 됐다.
큐빅을 비롯해 스톤 등이 박힌 목걸이 귀걸이 등 액세서리들이 진열대에서 조명을 끌어안고 서로 매력을 한껏 뿜어내며 경쟁하듯 고객에게 윙크를 보내고 있었고, 오히려 수수한 건물 안 공간은 액세서리를 더욱 돋보이게 해주며 이질적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누구라도 액세서리의 매력에 마음을 뺏길만한 미로를 겨우 빠져나와 남문악세사리상가운영회 사무실에 다다랐다. 김창길 회장으로부터 방금 전 흠뻑 빠져들었던 액세서리의 진면목에 대해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남문악세사리의 상품들은 국내보다 외국 바이어들이 더 알아주는 보배들이다. 가까이 중국 등에서부터 중동지역 아랍에미리트 연방의 두바이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액세서리 바이어들이 남문악세사리의 상품에 눈독을 들인다.
김창길 회장은 “외국 바이어들은 신제품에 예민하게 반응하며 관심을 가진다”면서 “남문악세사리에 오면 독창적인 신제품을 많이 만나볼 수 있는 점에서 그들에게 호응을 얻는 것 같다”고 귀띔했다.
상가 내 220개 사업자들은 돋보이는 디자인과 우수한 품질을 지닌 액세서리 개발에 온 힘을 쏟아 승부를 걸고 있다. 사업자들은 대부분 디자이너와 아래 도급도 보유해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고, 사업자 자신이 디자이너인 경우도 있어 책을 보는 등 항상 아이디어 짜내기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같은 노력은 지난달 21일부터 24일까지열린 홍콩 아시아 월드 엑스포 ‘2009 액세서리 박람회’에서 일정 성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랭땅 상가 업체들은 전 세계 바이어들로부터 108만 달러 정도의 주문을 받는 쾌거를 올렸다. 김 회장은 “이러한 결실을 얻기까지는 시행착오를 거울삼아 부단히 노력한 결과”라면서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3년 정도 참가 자체에 의의를 두고 실패를 발판으로 이뤄낸 것”이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세계적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홍콩 액세서리 박람회에 꼭 참관하며, 상가 사업자들에게 참가를 독려해 왔다.
남문악세사리의 상품에 쓰인 큐빅이나 스톤은 대부분 ‘오리지널’인 것으로 유명하다. 상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가공을 거쳐 제조 생산되는 여타 상품과는 확연하게 차별화하는데 성공했다.
이러한 성공적 행보에도 위협은 존재한다. 우수한 품질과 빼어난 디자인의 남문악세사리 상품을 중국에서 샘플로 가져가 모조품을 만든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매출에 어느 정도 현실적으로 타격을 입고 있다. 액세서리가 디자인, 즉 시각이 우선적으로 중요하게 작용하는 상품인 것도 하나의 이유다. 하지만 어설프게 모양은 베낄 수 있어도, 아직 우리나라 액세서리는 세계적 수준이다. 김 회장은 “도금에 있어서는 중국이 따라올 수 없을 정도로 우리나라가 세계 최고 수준”이라면서 “여기서 안주해서는 안 되며 신소재 개발 등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제시했다.
세계적 수준의 우리나라 액세서리는 90% 정도가 남대문 상품일 정도로 남대문시장은 액세서리 분야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남대문 상권 2천500개 정도의 액세서리 점포 가운데 남문악세사리 상가에는 220개 사업자 상당수가 몇 개씩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어 30년 정도의 전통과 함께 규모면에서도 으뜸이라고 할 수 있다.
김창길 회장은 “남문악세사리는 우수한 상품은 물론 친절한 고객 서비스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우리 상인들은 악세사리 디자인센터 설립이 꿈이자 숙원"이라고 강조했다.
◇남문악세사리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