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기행 / 생선구이 ‘호남집’

연탄불 생선구이 맛보셨나요?

청국장, 낚지볶음 꾸준한 인기

깻잎, 오징어채등 밑반찬 일품

 

 연탄불에 구운 생선을 맛보지 못한 자는 생선의 맛에 대해 함부로 논하지 말라?

 

 오전 8시부터 밤 9시까지 잊지 않고 찾아오는 손님 덕에 생선을 굽는 손놀림이 바쁘기만 한 이가 있으니… 바로 동대문종합시장 안 먹자골목 생선구이집 ‘호남집’의 이덕근 사장(66).

 먹자골목 안에서도 32년 동안 오직 한결같은 맛을 유지하며 가장 오래된 맛집으로 정평이 나 있는 곳이다.

 

 20대 초반부터 70~80세의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단골고객을 확보하고 있는 이 집 생선구이에는 과연 어떤 특별한 맛이 있는 걸까?

 

 고등어, 삼치(6천원), 꽁치, 굴비(5천원)구이의 맛은 바로 연탄불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

 

 이 사장은 “생선을 가스 불에서도 구워보고 기름에 튀겨도 봤지만 연탄불에 의해 석쇠로 구운 것처럼 담백한 맛을 내고 건강에도 좋은 방법은 없다”면서 “특히 맛있는 생선구이가 완성되기까지는 불 조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 사장은 음식의 맛을 결정하는 데 있어 조리 방법 또한 중요하지만 결국 재료 선택이 그 맛을 좌우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손님들의 입맛은 정직하기 때문에 국내산 생선만을 사용하고 신선도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는 재료는 취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생선구이 이외에 이 집의 또 다른 인기메뉴는 구수한 맛이 일품인 청국장(5천원)과 텁텁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낚지볶음(7천원).

 

 청국장은 오리지널 청국장만을 만드는 맞춤 업체에서 주문해 사용하고 있으며 제대로 된 육수의 맛을 내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 이 사장의 얘기다.

 

 멸치, 다시마, 파, 무등을 넣고 오랜 시간 동안 푹 끓인 육수에 고기, 매운고추, 버섯을 넣고 다시 한번 끓이면 된다는 것이다.

 

 텁텁한 맛을 없애기 위해 낚지볶음은 고추장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이 집 고유의 손맛이 들어간 다대기를 만들어 얼큰하면서도 담백한 맛을 낸다고 한다.

 

 이 집의 또다른 별미는 생성구이 주문시 서비스로 제공되는 우거지국과 오징어채 볶음, 콩나물, 열무김치, 배추김치, 깻잎 등의 밑반찬이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소박하면서 정갈한 맛의 밑반찬 때문에 이 집을 찾는 사람들도 하루에 수십명이 된다고 한다.

 소금, 간장으로 절여 1년간 숙성시킨 후 마늘, 파, 깨를 넣고 무친 깻잎은 오는 손님마다 기본으로 두 접시를 비울 정도로 밑반찬 중 많이 찾는단다.

 

 단골손님인 직장인 김은영(36)씨는 “생선구이 전문점이지만 청국장, 낚지볶음 등 모든 메뉴가 이 집만의 특색있는 맛을 담고 있다”면서 “마치 부모님이 해주는 음식처럼 깔끔한 맛을 유지하고 있어 매일 와도 질리지가 않는다”고 강조했다.

 

 MBC ‘찾아라 맛있는 TV', KBS, SBS 맛집, 문화일보에도 차례대로 소개, 일본 언론에도 수차례 보도돼 찾아오는 외국 관광객들도 해마다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에 지치다가도 손님들이 남김없이 먹은 음식을 볼 때 가장 흐뭇하며 손님들의 ‘맛있어요’라는 말 한마디에 하루 피로가 풀린다는 이사장.

 

 이 사장은 친철을 기본으로 신메뉴 개발보다는 지금의 메뉴를 고수하며 손님들에게 최상의 맛을 제공한다는 각오다.

 

 그는 “아무리 음식 맛이 좋아도 친절이 바탕이 되지 않으면 손님들은 외면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금까지 한결같은 맛을 고집해 온 것처럼 내 가족이 먹는다는 신념으로 최고의 맛을 내는 데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