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맛기행 / 주꾸미 전문점 ‘유림옥’

제철맞은 주꾸미 맛보셨나요?

 

 

주꾸미 본연의 맛과 향 살려

우리콩으로 만든 콩비지탕도 별미

 

 쫄깃쫄깃 매콤달콤, 나른한 봄을 화끈하게 깨워줄 주꾸미 납시오~

 

 ‘봄은 주꾸미, 가을은 낙지’라고 한다. 화사한 봄기운에 무르익은 주꾸미의 맛을 느낄 수 있는 3~4월은 산란기인 5월을 앞두고 알이 꽉 차고 살이 부드러워 미식가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신당역 9번 출구 중부소방서 맞은편에 위치한 주꾸미 전문점 유림옥은 건물 2층에 위치해 찾기가 까다롭지만 음식 맛이 뛰어나 작년 SBS리얼코리아의 인기코너 '맛기행-그곳에 가면'에 소개됐을 정도로 숨은 맛집이다.

 

 미나리, 양파 등 향이 강한 야채들을 듬뿍 얹은 다른 주꾸미 전문점과 달리 부수적인 야채를 넣지 않고 싱싱한 파만 송송 썰어 넣어 양념해 주꾸미 본연의 맛과 향을 살려 깔끔하고 맛깔스러운게 이집만의 특징.

 

 돌판에 윤기가 자르르한 생 삼겹살과 붉은 양념에 조물조물 무쳐진 주꾸미를 얹은 주꾸미삼돌구이(1만5천원)는 이집의 인기메뉴다. 삼겹살을 넣지 않은 정통 주꾸미의 맛을 원하는 미식가들은 주꾸미 돌판구이(8천원)를 찾는다고.

 

 전북 부안의 변산반도에 위치한 곰소항은 옛날부터 주꾸미잡이가 성행하는 지역이다. 이곳에서 갓 잡아올린 주꾸미를 급랭시켜 서울까지 직송해오기 때문에 싱싱한 맛을 즐길 수 있다는 것.

 

 "요 주꾸미란 놈이 성격이 못돼서 뭍으로 나오면 금방 죽고 1도만 떨어져도 금방 상해버리거든요."

 

 윤미옥 사장은 51세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고운미모에 마음씨도 곱다. 유림옥을 찾는 단골들이 고마워 좋은 음식만 내주고 싶다는 그는 중앙 도매장에서 직접 엄선한 국산 콩을 손수 갈아 만든 콩비지 탕(5천원)과 친정어머니가 손수 담가 보내온다는 재래된장을 주꾸미와 함께 이집의 자랑으로 손꼽는다. 구수한 된장찌개(5천원)와 질좋은 경기미로 지은 가마솥 밥(2천원)은 매콤한 주꾸미 요리와 환상궁합.

 

 양념을 안한 주꾸미를 끓는 물에 데쳐 야들야들한 채로 초고추장에 찍어먹는 주꾸미 연포(8천원)는 또 다른 별미다. 나른한 봄날, 제철 맞은 주꾸미로 겨우내 껄끄러워진 입맛을 되살려보는 것은 어떨까? (유림옥 ☎2236-99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