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시리즈> 종교와 지역사회 ⑤ 남산 충정사

남산 충정사, 성불회가 창건 호국불교 맥 이어

 본지에서는 지역주민들과 밀접한 관계에 있는 관내 각종 종교단체를 찾아 '종교와 지역사회'라는 테마로 종교가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과 역할에 대해 집중 조명한다.

 

 

 불기 2547년 부처님 오신날(5월8일)을 앞두고 필동 한옥마을에 있는 남산 충정사를 찾았다. 이 절에서는 5월7일 오후 6시30분 봉축 전야법회에 성불회 충정사신도회 중구청불자회 여성불자회 예술인법회 불음합창단 청보리회등이 동참한 가운데 천수경과 예불, 찬양합니다, 반야심경등을 다함께 하면서 주지스님의 법문을 듣고 제등행렬을 하게 된다.

 

 부처님 오신날에는 오전 10시부터 봉축법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도심속에 있는 이 사찰은 예비역 장성 불자모임인 성불회가 지난 93년10월20일 창건해 올해로 만 10년이 됐으며 호국불교의 명맥을 이어 오고있다.

 

 예비역 장성들이 이용하는 사찰로서는 한국에서는 물론 아시아권에서도 유일한 것으로 알려진 이 남산 충정사는 참모총장 국방부 장관 국회의원등을 역임한 3성 장군 최영희 회장등 성불회 회원 300여명중 50여명이 매주 화요일 10시30분 법회를 열고 교리 강좌를 듣고있다.

 

 이 사찰 도윤 주지스님(73)은 10전년 법당이 완공되면서 예비역 장성들에 의해 주지스님으로 오게 된 뒤 초창기에는 법회를 주관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동국대 교수들이 그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동국대 재학시절 필동 충무로 남대문 등에서 생활했던 중구와의 인연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는 큰스님은 현재 중부경찰서 경승실장을 역임하면서 매월 1회 법회를 열고 있을 정도로 지역포교 활동에도 정열을 기울이고 있다

 

큰스님은 불교학과가 있는 동국대가 문(文)이라면 장성들이 모임처인 충정사는 무(武)라고 표현하면서 서울의 중심인 중구에 문무를 겸한 사찰이라고 소개했다.

 

 충정사의 충은 중심이라는 의미도 있고 충무로 라는 의미도 있으며 호국 충절의 의미도 지니고 있다며 이같이 설명했다.

남산 충정사는 대지 400여평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축조돼 있으며 연면적은 300여평에 이르고 있다.

 

예비역 장성 불자모임

문무겸한 사찰로 유명

활발한 포교활동 펼쳐

 

 1931년 경북 선산에서 태어난 그는 동국대 사학과를 졸업한 뒤 고향으로 내려가 농촌계몽운동을 2년간 했지만 개인의 힘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깨닫고 학문의 갈증을 풀기 위해 불교로 눈을 돌렸다. 당시 김동화 박사의 소개로 불교학승의 최고봉인 복천암의 관응(직지사 조실)스님을 만난 인연으로 1960년 출가했다.

 

 입산수도 한 것에 대해 후회는 없느냐는 질문에 "바쁘게 살면 번민이 없어진다"며 "할일이 없는 사람이 번민에 빠지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도윤 주지스님은 강원도 인제군 북면 내설악산 문수도량 영시암을 수행처로 정해 놓고 있어 자주 왕래하기 때문에 한번 만나려면 쉽지 않다.

 

 30년 넘게 내설악의 여러 암자와 사찰을 거쳤지만 자급자족할 수 있는 곳은 영시암 뿐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는 60년전에 없어진 영시암을 위해 88년부터 복원에 들어가 현재 2개의 법당을 준공했지만 앞으로도 예전과 똑같이 복원하기 위해서는 3개동을 더 건축해야 한다고 말하면서 현실 여건에 따라 수시로 힘닿는대로 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예산이 부족해 진척이 늦어지고 있지만 급할 것 없다는 생각으로 천천히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윤 큰스님은 66년부터 70년까지 5년 동안 백담사 주지로 있으면서도 설악산 오세암과 봉정암을 복원하기도 하는등 불교계에 큰 업적을 남기고 있는 인물이다.

 

 70년부터는 김포에 있는 중앙 승가대학을 설립하면서 발기인 대표와 함께 2대 학장을 지냈다. 3년 동안 근무하면서 불교대학으로 정식인가 받는데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고 있다.

 

 15년전 4년제 대학으로 인가를 받은 뒤 현재 조계종단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불자가 된 뒤 포교 방법등이 미약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불교가 더욱 발전하고 번성케 하기 위해서는 학교가 필요하고 현대불교와 전통불교를 접목해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큰스님은 "어렵지만 형편대로 살아야 한다"면서 "분수에 맞게 살아야지 분수가 넘치면 오히려 화가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현 남산충정사의 전신은 수경사가 있던 시절 군법당으로 이용하기 위해 80년8월25일 노태우 사령관 시절 기공해 당해 12월29일 박세직 사령관 부임후 완공됐다.

 

 하지만 사당동으로 수경사가 이전하면서 충정사도 옮겨간 뒤 남산한옥마을이 조성되면서 지금의 남산 충정사라는 이름으로 재창건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