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정부가 쏘아올린 약수동 엘리베이터

주민공모사업 선정 사업비 확보… 내년 하반기 금호터널 옆 옹벽에 설치
75세의 유 모 할머니가 최초 제안

 

서울 중구 약수역에서 금호터널 방면 동호로 좌측 옹벽에 약수동 마을마당을 연결하는 엘리베이터가 내년 하반기에 들어설 예정이다.

 

구릉지 이동편의 개선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 주민공모사업으로 선정돼 추진 중인 사업이지만, 그 뿌리는 중구(구청장 서양호)의 동(洞)정부 사업에 있다.

 

공모사업의 최초 제안자는 75세의 유 모 할머니다. 무릎이 좋지 않은 그는 지하철과 근처 상가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이 계단을 두세 차례씩 쉬어가며 난간 손잡이에 의지한 채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한다고 했다.

 

할머니 집이 있는 구릉지 인접 세대수는 약 750세대다. 8천800여명이 거주하고 있으며 이 중 65세 고령자가 1천550여명에 달한다.

 

엘리베이터 설치 사업은 동 주민센터를 찾은 유 할머니가 약수동장에게 털어놓은 근황 얘기에서 출발했다.

 

“무릎이 아파 갈수록 걷는 게 힘들어. 집도 높은데 있어서 시장 보거나 지하철 타려면 계단으로 가야 하는데 무릎이 아파 너무 불편하고 힘들어…, 거기에 에스컬레이터가 놓이면 참 좋을 텐데…”

때마침 2020년 동 주민참여예산 편성을 위한 주민제안사업 접수 무렵이었고, 이야기를 귀담아 듣던 약수동장이 할머니에게 사업으로 제안할 것을 권했다. 중구는 지난해 1월 전국 최초로 동정부과를 신설하고 동주민센터에 예산 편성권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약수동 주민센터는 사업 가능성 타진 후 관련부서 검토와 주민총회를 거쳐 2020년도 동 예산에 엘리베이터 설치 타당성조사 용역비 2천500만원을 편성했다.

 

서양호 구청장은 “주민 참여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우리 동네에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지 관심을 갖고 제안하는 것이 주민 참여이자 주민 자치의 시작이다. 내년도 동 주민참여예산 편성을 위해 주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