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들 늙지 않느냐"

신당5동 배교근씨 가족애 책으로 엮어

현재 신당5동 새마을금고 앞에서 이천상회라는 쌀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배교근씨가 사라져 가는 우리네 정과 가족애를 뒤돌아보게 하는 '넌들 늙지 않느냐'를 책으로 엮어내 화제가 되고 있다.

 

 "유언처럼 자식들에게 남기기 위해 써 본 것인데 이렇게 책으로 출간될 줄 몰랐습니다"라며 겸연쩍어 하는 배 사장(61).

 

 그는 "사회가 문란해지는 것은 젊은이들의 문제도 있겠지만 먼저 기성세대가 반성할 문제가 많다"면서 "나이들고 늙으면 지난날이 후회되는 만큼 젊은이들은 오늘을 소중히 생각하라"며 충고한다.

 

 "삶에 지치고 외롭고 고독할 때 마다 나는 찬이슬 한잔을 벗삼아 펜을 잡고 이야기를 했다. 그렇게 낙서처럼 써 내린 글들은 나에게 위안이 되었고, 나를 달래 주었고, 또 다시 일어서라고 속삭여 주었다."

 

 "24세의 청년 배교근의 생활은 처참했다. 여기 저기 전전하며 취직자리를 찾았지만 내가 설 땅은 없었다. 하는 일마다 실패의 연속으로 갈곳 없는 나는 친구의 자치방에서 지내며 그가 준 몇푼의 용돈으로 뒷골목 대폿집에서 술로 나 자신을 위로하며 밥 굶기를 밥 먹듯 했다"

 

 배사장은 "추운 겨울날, 리어카 밑에서 잠자는 것은 죽어도 두 번 다시는 겪고싶지 않은 고통이었으며 적게 벌면 적게 먹고, 많이 벌면 많이 먹고, 목표액을 채우지 못하면 굶었다"고 지난날을 회고했다.

 

자신의 삶을 있는 그대로 묘사한 이 자서전은 △기억속의 두루마리 △황홀한 꿈속의 여인 △오늘 비록 빈손이지만 내일은 화려하리라 △아버지의 가슴에 묻은 잔소리 △눈물로 보내는 편지등 그 동안 살아온 인생역정을 담고 있다.

 

 

◇'넌들 늙지 않느냐'는 자서전을 발행한 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배교근 권순옥 부부가 기념 촬영한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