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방칼럼 / 성생활의 후유증(Ⅱ)

임관일 한의학박사ㆍ경희대한의과대학 외래교수

건전한 성생활은 삶의 활력을 찾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해로하는 노부부가 오래도록 성생활을 지속하므로 금실 좋게 건강을 유지하게 되며, '모래판의 지존' 이태현이 신혼의 밀월기임에도 지난 10월 20일 순천장사씨름대회에서 '골리앗' 김영현을 완승으로 누르고 통산 16회의 백두장사에 오른 것이 이를 응변으로 말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도가 지나치면 신정(腎精)이 손상되어 여러 가지 후유증을 초래하게 되므로 성생활의 절제와 조절이 중요한 건강수칙이 된다. 병적인 섹스중독증의 폐해는 말할 나위도 없다.

 

성교 다음날 아침에 피로감을 느낄 정도라면 과도했다는 적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후유증을 한의학에서는 방로(房勞) 또는 색욕상(色慾傷)이라 하는데, 나타나는 증상으로는 내상발연증이 생기며 머리가 무겁고 눈이 아물거리며 허리와 옆구리에 통증이 있고, 아랫배가 땅기고 꼬이는 것처럼 아프며 오한이 되고, 식은땀이 나며 얼굴이 화끈거리고 가슴이 답답해지며 때로 기침을 발하기도 한다.

 

이는 광의의 노권상(勞倦傷)에 속하는 것이므로 증상에 따라 치법을 달리하는 것이지만 일차적으로 허로증의 치료에 준하여 쌍화탕 육미지황원 팥물탕 십전대보탕 인삼영양탕의 적응을 선별하게 된다. 쌍화탕을 일상적인 피로회복제로 가볍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그 본방은 깊은 의의가 있다. 쌍은 기ㆍ혈과 음ㆍ양을 뜻하며 화는 조화를 말하는 것으로 성교나 힘든 일을 한 후에 허로증상이 있을 때 이를 복용하면 회복이 빠르다.

 

신장은 오행상으로 물에 속하는데 신정이 소모되어 허약한 경우 이를 보충하는데 효과적인 치료제이다. 허로에 몸살기운이 있을 때는 쌍화탕과 패독산을 합방해서 쓰면 치료효과가 빠르다.

 

성생활의 후유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면 난치성 만성병이 될 수 있으므로 조기치료를 서둘러야한다.

 (태평한의원☎2238-12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