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 고도제한 완화 주민협의체 본격가동

중구, '남산 고도제한 완화' 주민여론 수렴 소통 주민협의체 구성
지난 8일 첫 정기회 열고 용역 착수보고, 아카데미, 질의응답 진행
4월부터 본격적인 동별 공론장 운영, 자유로운 주민 의견 표출 기회

 

”실효성을 잃어버린 규제가 주민들에게 피해를 준다면 손을 보는 게 마땅합니다“


지난 3월 8일 충무아트센터 컨벤션홀에서 열린 남산 고도제한 완화 주민협의체 첫 정기회의에서 김길성 중구청장은 이같이 강조했다.


남산 고도제한 완화 주민협의체는 남산 고도지구가 펼쳐진 5개 동(회현동, 명동, 필동, 장충동, 다산동) 주민들로 구성됐다. 대부분 고도지구 내 토지 등 소유자와 거주민이다. 


중구는 지난달 동주민센터 추천과 공개모집을 통해 이들을 선발했다.


이날 회의에는 주민협의체 위원으로 선정된 주민 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김길성 중구청장과 지상욱 국민의 힘 중구성동을 당협위원장이 함께 자리했다. 박영한 옥재은 서울시의원을 비롯해 길기영 중구의회 의장, 윤판오 조미정 손주하 허상욱 양은미 의원 등은 당연직 자격으로 참석했다.


협의체 구성 후 첫 만남인 만큼 구는 이번 자리를 오리엔테이션 성격으로 이끌었다. 1부에서는 협의체 소개와 내빈 환영사를 시작으로 구가 지난 1월 착수한 남산 고도제한 완화방안 검토 및 기본구상 연구용역의 주요 내용을 공유했다. 2부에서는 '고도지구 바로 알기'를 주제로 아카데미를 진행했다.


남산 고도제한 완화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공감대를 넓히기 위해서는 고도지구 현황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협의체 위원들은 아카데미를 통해 남산의 역사적 의미부터 고도지구에 대한 기초개념과 변천사, 현 고도제한의 맹점까지 두루 살펴봤다.


공개모집 때 보인 높은 관심은 이날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났다. 근 30년간 철옹성 같던 고도제한이 이번처럼 전향적으로 논의된 적이 없는 데다 소통 강화를 위한 주민협의체도 만들어지니 주민들은 질의응답 시간을 통해 기대감을 섞인 의견들을 내놨다.


장충동 주민 위원은 “구의 고도제한 완화 추진 상황도 공유하고 그동안 잘 몰랐던 고도지구 지정 목적과 변천 과정, 해외사례까지 알 수 있어 활동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기본구상 용역 결과가 나오면 주민들과 충분히 논의해서 방향을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명동 주민 위원도 “좋은 취지로 모인 만큼, 주민협의체가 발전적으로 지속되길 바라며 구청에서도 고도제한 완화 방안을 보다 폭넓게 검토해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안병석 중구청 도심재정비전략추진단장은 “이미 기능을 상실한 규제에 대해서는 시를 설득할 논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며 동별 특성을 면밀히 분석해 그에 맞는 성과를 얻도록 노력하겠다. 주민협의체 의견도 적극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구는 4월부터 본격적으로 주민협의체를 운영할 계획이다. 남산 고도제한 완화 관련 주요 이슈를 꾸준히 공유하면서 보다 원활하고 실용적인 회의가 진행되도록 퍼실리테이터도 활용한다. 위원들이 의견을 자유롭고 충분하게 표출할 수 있도록 난상토론 방식의 진행도 고려 중이다.


김길성 구청장은 “막연하게 고도제한 완화를 외치던 과거와 달리, 남산을 세분화해 특성과 상황을 파악하면서 과학적으로 접근해야 할 때”라며,“앞으로 구와 협의체가 지혜를 모아 수십 년 동안 규제를 참아온 주민들과 소통하면서 합리적 방안을 찾아 나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