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통합 돌봄으로 나아가는 길

특별기고 / 김영태 원장(신당데이케어센터)

 

우리나라는 현재 고령사회(UN 기준 노인인구 14%)를 지나 초고령사회(UN 기준 노인인구 20%)로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노인이 살던 곳에서의 정주(Aging in place) 및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은 커지고 있다. 그리고 노인의 지역사회에서의 정주와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는 노인의 건강에 관한 부문이다.

 

즉 건강할 때는 자신이 살던 익숙한 환경에서 거주하면서 만족할 만한 삶을 유지할 수 있지만, 건강하지 못하게 되면, 많은 노인들은 자신을 돌보아줄 가족이나 친지, 또는 요양시설 등을 찾아 더 이상 자신이 익숙한 환경에서 자기 결정에 의해 살기가 곤란하게 된다. 그러므로 지금 사는 곳에서 돌봄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삶이 종료될 때까지 보다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2019년부터 8개 지방자치단체를 선정해 지역사회 통합돌봄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에서는 지역별로 돌봄이 필요한 주민이 발생했을 때 이들이 타 지역의 요양시설이나 가족 등을 통해 돌봄 서비스를 받지 않고도 본인이 살던 곳에서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에 정주할 수 있도록 주거, 보건의료, 요양, 돌봄 등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지역사회주도의 서비스 정책이다. 이는 많은 노인들이 현재 살고 있는 집에서 계속 거주하고 싶어 하는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일상생활에서 건강과 관련해 발생될 수 있는 문제를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는 정책이다.
 

지역사회 통합돌봄 체계 구축을 위해 2018년 제2차 장기요양기본계획에서는 비전으로 ‘존엄한 노후생활을 보장하는 지역사회 돌봄 구현’을 채택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노인이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에서 최대한 오랫동안 거주할 수 있도록 돌봄을 포함한 각종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노인의 삶의 질과 연관돼 서구 복지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시행해 오던 정책으로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우리나라에서는 장기요양보험이 벌써 10여 년이 지나 안착기에 접어들었고, 또한 타 선진국가에서도 부러워하는 의료인프라 및 건강보험, 정부에서 분절적으로 시행되고 있는 각종 사회서비스가 지역사회에서 돌봄이 이미 필요한 사람들에게 제공되고 있다. 그리고 지역사회통합 돌봄을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가 소프트적으로나 하드적으로 충분히 성숙돼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위해서는 몇몇 문제들에 대하여 충분한 고민을 해 봐야 한다. 이를 통해 더 양질의 서비스가 지역에 있는 욕구가 있는 어르신들께 제공되도록 해야 한다.
 

지역사회에서 돌봄을 제공하는 주요관리 주체로는 지방자치단체와 국민건강보험공단(장기요양센터)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지방자치단체에서는 돌봄이 필요한 노인이 지역사회의 도움을 받아 거주할 수 있도록 각종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건강보험에서는 보건의료에 대한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집행하기 위해서 복지관 및 병의원, 장기요양기관 등이 있다.

 

즉 복지관에서는 주거나 일상적인 건강관리 및 돌봄, 병의원에서는 질병에 대한 치료, 장기요양기관에서는 장기적인 돌봄이 필요한 분들에 대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욕구가 있는 노인들의 대부분은 복합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즉 현재의 서비스가 수요자 측면에서 보다는 공급자 측면에서 접근한 경향이 크다.

 

다시 말하면, 일정한 부문에 있어서 사회복지사의 도움을 받겠지만 대부분의 경우,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복지관이면 복지관에, 의료서비스는 의료기관에 장기요양서비스는 장기요양기관에 본인이 판단해 접근해야 한다. 이러한 상황은 노인단독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현재의 추세를 보았을 때, 서비스의 정보 접근성에 문제를 가지고 올 수 있다. 그러므로 지역사회에서의 통합돌봄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와 건강보험공단 간의 유기적인 협조와 그 안에서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각 기관의 연계 및 협력이 필요하다.
 

현재 서울시 중구 관내에는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복지관과 장기요양기관이 타 지역에 비해 민간시설보다 구정부에 의해서 설립된 구립시설이 많아 공익에 기반한 협력관계 형성이 쉬운 편이다. 그러므로 중구청과 건강보험공단, 더 나아가 주거지원센터, 치매안심센터, 복지관, 노인재가장기요양기관(데이케어센터, 방문요양, 방문간호 등), 노인회 등의 정보교류 및 유기적인 협조 등을 통해 돌봄 서비스가 필요한 노인들에게 적극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장기적인 돌봄이 필요한 노인들의 지역 내 계속거주를 위해서는 노인재가 장기요양기관들은 지역사회 통합 돌봄의 중요한 한 축으로서 기관 간의 정보교류 및 서비스 연계에 힘을 쏟아야겠다.

 

즉 병의원과 복지관, 장기요양기관, 유관기관 간의 유기적인 연계와 문제해결이 잘 이루어질 때 지역 내 노인들의 욕구가 잘 충족되고 어려움 없이 계속거주가 이루어 질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중구관내의 각급기관에 대한 자원 및 프로그램 정보를 기관 간 공유가 필요하고, 구청이나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의 플랫폼 구축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어르신이 공경받고, 계속 거주하고 싶으며, 높은 삶의 질을 영위하고 있으며, 높은 사회적 유대감이 있는 서울시 중구가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