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의료원, 미 공병단 부지 이전 가시화

박원순 시장,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 신설”… “국립외상센터도 건립하자” 제안

 

 

박원순 서울시장이 심각하게 노후화된 국립중앙의료원을 중구 방산동 일대 미군 공병단 부지로 이전함과 동시에 감염병 대응을 위해 ‘부설 국립중앙감염병 전문병원’과 제대로 된 ‘국립외상센터’를 함께 건립하자고 복지부와 국방부에 제안했다.

 

박 시장은 4월 28일 서울시청에서 가진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이번 대구·경북 집단 감염 사태에서 여실히 드러났듯이 우리의 공공의료체계를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 어디에서 집단 감염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의료자원과 역량을 효과적으로 활용 가능한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우리에게는 방역 시스템의 작동과 함께 치료 지침을 마련해 줄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이 없다”며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겪으면서 감염병 전문병원 필요성을 우리 사회가 깊이 통감한 만큼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의 설립을 한시도 늦출 수 없다. 2017년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법적 근거를 마련했음에도 그간 아무런 진척 없이 이번 코로나 사태를 맞이했다”고 주장했다.

 

박 시장은 “지난 17년간 표류한 국립중앙의료원 이전 문제에 종지부를 찍는 해법이자, 국가의 중심이 되는 공공병원을 바로 세워 인구의 절반인 2천500만 명의 수도권 시민들의 건강을 지키고 국가 감염병 대응기능을 강화하는 조치”라고 역설했다.

 

그는 “만일 정부가 서울시 제안대로 국립중앙의료원을 이전하기로 결정한다면, 서울시는 현재 국립중앙의료원 부지 매각이나 공병단 부지사용과 관련해 최대한의 협조를 할 준비가 됐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국립중앙의료원 이전이 결정되더라도 실제 개원하기까지는 최소 3∼4년이 소요될 것”이라며 “새 부지에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 건립 이전이라도 국립중앙의료원이 실질적인 중앙 감염병 전문병원으로써 기능을 할 수 있도록 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실질적인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은 4월 28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서울시가 국립중앙의료원의 미군 공병단 부지 이전을 제안한 데 대해 “서울시가 매우 전향적이면서도 적극적인 협조 방침을 밝힌 바가 있다”며 “이를 환영하고 보건복지부도 적극적으로 실무적인 검토와 논의를 통해서 최선을 다해 협의를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