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수법 갈수록 대담

피해 여성 적극 대처해야

　지하철 다람쥐는 관악산에서 등산객을 성폭행하고 강도짓을 했던 관악산 다람쥐를 빚댄 말로， 지하철 상습 성추행범을 일컫는다. 하지만 피해여성들이 이들을 신고하는 일에 여전히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찰청 지하철수사대는 지난달 25일 지하철 3호선 압구정∼금호역 구간 전동차 내에서 김모씨(21) 뒤에 서서 5분간 성추행을 한 전모씨(49)를 검거，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전씨는 모 기업 전략영업팀 부장으로 재직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전씨의 성추행 수법은 엽기적이다 못해 충격적이다.

　경찰조사에 따르면 전씨는 이미 지하철 성추행으로 검거된 전력이 있는 전과 3범. 하지만 반성은커녕 더욱 강도높은 성추행 방법을 연구(?)해 파렴치의 도를 높였다.

　전씨는 이번엔 성인용품점에서 성기 모양의 기구와 링을 구입， 성기에 착용한 후 10여일 동안 불특정다수 여성에게 10여차례 성추행을 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경찰은 이 광경을 목격만 하고 있어야 했다. 성추행은 친고죄에 해당돼 피해여성의 신고가 없으면 검거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하철수사대 황봉필 경사는 "10여일 동안 성추행범을 관찰하면서 여성들의 대처 방법에 크게 실망했다. 대부분 말도 못하고， 그 자리에서 식은땀만 흘리거나 자리를 피하는 소극적인 행동뿐이었다"며 "이 때문에 성추행범들이 더욱 대담해져 지하철 내를 휘젓고 다니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피해 여성들이 성추행 당한 사실을 단순히 '재수없다'고만 여기고， 신고를 하지 않아 범죄 행위를 알면서도 검거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이제 날씨가 따뜻해지면 '지하철 다람쥐'들이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고 순찰활동을 크게 강화할 계획이다. 봄ㆍ여름에는 옷을 얇게 입고 신체 노출이 많아 성추행범들을 더욱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은 그러나 순찰활동을 강화하는 것만으로는 지하철 다람쥐들을 완전히 뿌리뽑지 못한다고 강조한다. 즉 여성들의 적극적인 대처와 신고가 절대적이라는 것이다.

　지하철수사대 관계자는 "현장에서 과감하게 자리를 옮기고， 그래도 따라붙으면 큰 소리로 주위에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또 가벼운 신체접촉이라도 즉각 불쾌한 반응으로 대응하는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은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굿데이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