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직업아세요? / 미스터리 쇼퍼

'기업에 쓴소리' 뜬다

각 기업마다 고객중심 경영이 확산되면서 고객 입장에서 기업의 서비스를 평가하는 미스터리 쇼퍼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미스터리 쇼퍼는 고객을 가장해 기업과 매장 직원들의 서비스나 상품지식 등을 평가하고 고객만족도를 파악하는 신종 직업.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로 시작됐지만 지난 2002년 리스피아르 조사연구소에서 국내 최초로 미스터리 쇼퍼 전담사업부를 운영하면서 프리랜서 직업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리스피아르 조사연구소 소속 미스터리 쇼퍼 신정이씨(33ㆍ여)는 리서치 회사에서 설문조사 요원으로 2년 동안 활동하다가 지난해부터 미스터리 쇼퍼로 일하기 시작했다. 신씨는 매일 아침 E메일을 확인해 회사의 공지사항과 스케줄표를 점검한다.

 

 해당 매장의 위치와 교통편, 직원수 등 사전정보를 미리 파악한 후 간단한 메모지와 녹음기를 준비해 나간다. 직원들의 서비스와 상품지식, 청결상태 등을 전반적으로 평가하고 신제품이 나왔을 경우 직원들이 그 제품에 대해 숙지하고 있는지 살펴보기도 한다. 음식점에 새로운 메뉴가 나오면 가장 먼저 맛을 보고 평가를 내리는 것도 미스터리 쇼퍼의 역할.

 

 "마치 비밀요원이 된 것 같은 스릴이 느껴져요. 하지만 신분을 숨기고 연기를 하기 위해서는 철면피가 될 필요도 있습니다."

 신씨는 월 평균 5∼6회 미스터리 쇼퍼로 기업과 매장에 출동한다. 육아 때문에 출동횟수를 최소한도로 하고 있다. 수입은 보통 1회 방문시 4만∼5만원 정도다.

 

 활동이 많은 사람들은 샐러리맨들의 월급에 근접한 수익을 올린다. 패밀리 레스토랑에서는 식사권, 화장품 매장에서는 화장품을 얻는 등 부가수입도 쏠쏠하다. 신제품이 출시돼 매장 직원들의 제품 이해도를 평가해야 할 때에는 미리 해당 제품을 써볼 수 있는 점도 매력.

 

 "미스터리 쇼퍼의 가장 큰 장점은 프리랜서로서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활동을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직접 작성한 보고서가 기업의 고객만족 경영전략에 반영된다면 그 자체로도 보람이 있지요."

 

 신씨는 나중에 해당 매장을 다시 방문해 지적한 사항이 시정된 것을 보면 뿌듯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자신의 평가 때문에 판매직원들이 불이익을 당할 때는 죄책감이 드는 것도 사실. 매장 직원과 친해지면 쓴소리를 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에 객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인 미스터리 쇼퍼는 400∼500명 정도. 미스터리 쇼퍼에 대한 기업의 수요가 급증하는 데 비해 부족한 편이다. 신씨는 이미 선진국에는 미스터리 쇼퍼가 대중화돼 있는 만큼 전문적인 미스터리 쇼퍼의 역할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미스터리 쇼퍼 되려면

미스터리 쇼퍼로 일하려면 미스터리 쇼퍼 전담회사 또는 리서치 회사에 등록해야 한다. 일반 기업체에서 직접 모집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 경력자를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에 리서치 회사에서의 경력이 있으면 좋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미스터리 쇼퍼 전담팀을 운영하고 있는 '리스피아르 조사연구소'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지원자의 자격을 평가하고 자격이 검증되면 활동실습 등의 절차를 거쳐 채용한다.

 

 성격이 꼼꼼하고 관찰력이 뛰어나야 한다. 보고서를 사실감 있게 작성하기 위해서 글쓰는 훈련도 필요하다. 기업이 지정한 날짜와 시간을 엄수하는 책임감도 필수다. (굿데이신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