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곳에 가고 싶다 / 여수 엑스포로 떠나는 1박 2일 가족여행 (여수~남해~진주)

청정 바다·강변 성곽·갈대 어우러진 명품코스

 

'생태관광 메카' 순천만서 많은 관광객들이 생태체험을 하고 있다.

 

남해, 서포 김만중 유배지 노도와 일몰·일출 장관

'생태관광 메카' 순천만서 갈대밭 산책·일몰 일품

 

본지에서는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국내 유명 여행지와 축제현장을 소개한다. 현대인들은 바쁜 일상 속에서도 여행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따라서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의 특성에 맞는 여행지와 축제현장을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한국관광공사는 '2012여수엑스포로 떠나는 1박 2일 가족여행'이라는 테마 하에 2012년 5월에 가볼 만한 곳으로 '청정 봄 바다와 강변 성곽이 어우러지다, 여수·남해·진주', '무르익은 봄날을 즐겨요' 생명의 땅, 여수·순천' 등의 코스를 각각 선정, 발표했다.

 

세계인의 축제인 '2012여수세계박람회'가 지난 12일부터 8월 12일까지 전라남도 여수시 여수신항 일대에서 열린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주제로 열리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바다를 통해 지구 생태계와 사람이 서로 어울려 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접할 수 있다. 첨단 운송 선박의 개발, 심해저 광물자원 탐사, 심층수 해양자원 개발, 해양오염방제, 해양보안 및 안전시스템 등의 첨단 기술이 그것. 공간 곳곳의 볼거리도 다양하다. 거대한 파이프오르간 형태의 스카이타워, 뉴미디어 버라이어티쇼와 100여 개 참가국가의 문화공연 무대인 빅오(The Big-O), 갯지렁이와 따개비를 닮은 바다 위의 주제관, 다도해를 상징하는 국제관 등이다. 박람회장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거대한 건축 예술을 접할 수 있는 흥미로운 장소이다.

 

2012여수세계박람회장에서 관람을 마치고 다음 일정인 남해, 진주로 가는 길은 완연한 봄길이다. 바다와 강이 어우러지고 향긋한 미역과 꽃향기가 동행이 된다. 하동을 거쳐 푸른 남해의 다리를 건너면서부터 청정한 봄 여행은 시작된다. 녹색, 감색 지붕들은 숨었다 나타나기를 반복하며 어서 오라고 유혹한다.

 

◆ 강변 성곽 어우러지진 남해

 

봄의 향기는 남해 깊숙이 들어설수록 완연하다. 남해도의 해변을 따라 남쪽으로 달리면 섬의 정취가 묻어나는 가천 다랭이 마을이 모습을 드러낸다. 봄기운은 이곳에서 가장 활기차다. 섬 끝자락 가천마을은 절벽 위로 해안도로가 아슬아슬 달리고, 도로 밑에 밭과 마을이 있고, 꽃이 피어난 마을아래 바다가 놓인 재미있는 형상이다.

 

응봉산 자락 아래 가천 마을의 108개의 계단식 밭은 기하학적 아름다움 때문에 관광명소가 됐지만 한편으론 남해 사람들의 애환의 현장이기도 하다. 구수한 돌담길이 이어지는 마을에 들어서면 할머니들이 막걸리를 평상에 내어 놓고 판다. 이곳을 찾은 외지인들에게 손두부와 어우러진 가천 할머니 막걸리는 별미로 통한다.

 

가천마을은 외부에 알려지면서 드라마나 영화의 단골 촬영지로 유명세를 탔다. 영화 '맨발의 기봉이'와 '인디안 썸머'가 가천폐교에서 촬영됐고 드라마 '상두야 학교가자'도 이곳에서 찍었다. 남해 바래길의 주요 코스인 마을길 초입에는 토속신앙인 암수 미륵바위도 들어서 있다.

 

다랭이 마을에서 남해읍내로 들어서면 볼거리는 더욱 풍성해진다. 읍내로 가는 길에는 유배문학관과 국제탈공연 예술촌이 자리잡았다. 유배문학관은 국내 최초의 유배 관련 문학관으로 실제로 유배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세계각지의 탈을 구경할 수 있는 국제탈공연예술촌 인근으로는 화려한 봄꽃들이 만개한 장평저수지가 들어서 있다.

 

서포 김만중이 실제로 유배생활을 했다는 노도와 일몰, 일출을 한곳에서 볼 수 있는 금산 보리암을 지나 남동쪽으로 달리면 상주은모래해변 너머 미조항이다. 미조항은 '미륵이 돕는다'는 뜻을 지니고 있을 정도로 어장이 기름진 곳이다. 멸치잡이배의 집어항이다.

 

미조항에서 시작되는 동쪽의 물미해안도로는 이국적인 풍취와 옛 것들이 조화를 이룬다. 이국적인 풍경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곳은 독일마을과 원예예술촌이다. 귀화한 독일 교포들이 아기자기한 집을 짓고 살아가는 독일 마을 언덕 위에는 세계 각국의 정원을 모아놓은 원예예술촌이 문을 열었다.

 

인근 해오름예술촌 역시 물건리의 폐교를 예술촌으로 꾸민 곳으로 다양한 공예체험을 할 수 있다. 독일마을에서 내려다보이는 물건리의 포구 풍경은 아늑하다. 방조, 방풍림은 해안가를 따라 가지런하게 도열해 있다. 300년 이상된 아름드리나무들은 거센 파도와 바람으로부터 마을을 보호하고 고기를 끌어 모으는 역할을 했다.

 

◆ 진주나들이 명물 진주성

 

남해에서 '한국의 아름다운 길' 대상을 차지했던 창선 삼천포대교를 거쳐 3번 국도를 달리면 진주로 이어진다. 진주나들이의 명물은 단연 진주성이다. 진주성에는 우리나라 3대 누각 중 하나인 '명품' 촉석루가 들어서 있다. 남강변 절벽 위에 세워진 진주성은 임진왜란 3대첩지 중 한 곳으로 왜군과의 전투에서 7만 명의 민관군이 전사한 사연이 서린 곳이다.

 

진주성은 여러 위치에서 바라보는 묘미가 있다. 강 건너편 산책로에서는 성곽의 자태가 도드라진다. 강변 산책로에는 대숲이 들어서 있고 대숲 곳곳에 전망대와 벤치가 있어 강에 드리운 성의 여운을 홀로 만끽할 수 있다. 성 앞에는 돛단배가 떠 있는 한가로운 풍경이다.

 

둘레가 약 1.7km인 진주성은 성곽문 어느 곳으로 들어서나 한적한 길이 이어진다. 사람들의 마지막 발길이 닿는 곳은 촉석루다. 진주 주민들은 봄꽃이 피어나는 촉석루 난간에 기대 진주강변을 음미하는 상쾌한 휴식을 즐기곤 한다. 촉석루 아랫길로 내려서면 깎아지른 절벽에 의암이 있다. 논개가 왜장을 껴안고 강물에 뛰어들어 순절한 곳으로 촉석루를 받치고 있는 벼랑만큼이나 의연한 모습이다.

 

성내에는 국립진주박물관도 들어서 있는데 임진왜란 때 유물이 전시된 진주박물관은 한국의 대표적인 건축가 김수근의 작품이기도하다. 성 밖으로 나서면 골동품을 파는 골목으로 연결된다. 특이하게도 이곳 이름 역시 인사동이다. 인사동 성벽 길을 거닐며 진주 일대의 전통 공예품들을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다.

 

◆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

 

2012여수엑스포 관람을 마친 후 30~40분 정도 이동하면 넉넉하고 풍요로운 순천을 만날 수 있다. 대한민국 생태수도 순천의 봄은 풍요롭다. 너른 갯벌은 늘 그래왔듯 수많은 생명을 품에 안아 키우고, 지난 가을 황금빛 감동을 전해주던 갈대군락이 사라진 자리엔 앙증맞은 새순들이 파랗게 고개를 내밀었다.

 

1박 2일 여수~순천 여행의 순천 코스는 생태관광의 메카인 순천만에서 시작한다. 남해 쪽으로 돌출한 두 개의 반도, 즉 여수반도와 고흥반도 사이에 위치한 순천만은 우리나라 제일의 갈대군락지이자 세계 5대 연안습지의 하나다. 2006년에는 그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국제습지조약인 람사르협약에 등록되기도 했다. 순천 시내를 통과한 동천과 이사천이 몸을 합쳐 바다로 흘러드는 S자 수로, 그리고 수로 주위로 드넓게 펼쳐진 갈대밭은 순천의 상징이요 자랑이다. 순천만은 세 가지 방법으로 탐방할 수 있다. 먼저 대대포구에서 생태체험선을 타고 물길을 따라가며 순천만이 품고 있는 다양한 생명들을 만나는 방법이다. 갯벌에는 짱뚱어, 달랑게, 농게, 칠게, 갯지렁이를 비롯해 다양한 염생식물들이 서식한다. 체험선 두 대가 번갈아 다니는데, 자연환경해설사가 동승하며, 왕복 약 35분이 소요된다.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썰물 때는 배가 뜨지 않으므로 미리 배 시간을 확인하고 가는 것이 좋다.

 

두 번째는 순천만의 또 다른 명물인 갈대열차를 타는 것이다. 갈대밭 사이를 달려 순천이 낳은 두 명의 문학가, 무진기행의 김승옥 작가와 오세암의 고 정채봉 작가의 예술세계를 엿 볼 수 있는 순천문학관까지 다녀올 수 있다.

 

세 번째는 순천만 탐방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갈대밭 산책과 용산전망대 일몰 감상이다. 갈대밭 사이로 난 나무 데크를 따라 걷다가 갈대밭이 끝나는 지점부터 1km가량 야트막한 산길을 올라가면 용산의 남쪽 끝 전망대에 닿는다. 순천만을 담은 대표적인 사진들, 이를테면 황홀한 일몰이나 원형 갈대군락지 촬영 포인트가 바로 이곳이다. 선명한 S라인 물길과 갯벌, 둥글게 군락을 이룬 갈대밭의 조화가 아름답기 그지없다. 전망대까지 왕복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일몰까지 보고 내려오면 저녁시간이다. 순천만자연생태공원 근처에는 짱뚱어탕, 오리바비큐 등을 파는 식당은 물론 민박과 펜션도 꽤 있다. 망둥어과의 갯벌생물인 짱뚱어를 뼈째 끓여 체에 거른 후 된장, 시래기, 토란대 등을 넣어 만드는 구수한 짱뚱어탕은 순천 10미(味)의 하나로 꼽다.